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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포인트 경제학]올해 상장 앞둔 드롭박스 가치는?

입력
2017.07.07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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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드롭박스를 처음 사용해 본 것은 인터넷 검색서비스 업체 라이코스의 최고경영자(CEO)로 미국에서 일하던 2009년이다. 막 아이폰 3GS가 불티나게 팔려나가며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다양한 기기를 옮겨 다니며 파일을 사용하는 트렌드가 시작되던 때다. 당시 드롭박스는 한 곳에만 파일을 저장해두면 USB 메모리를 들고 다닐 필요 없이 어디서든 쓸 수 있어 참신한 제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드롭박스는 유니콘 스타트업이란 말도 없던 2011년에 벌써 기업가치 10억달러를 넘게 인정받았고 2014년에는 100억달러 가치를 인정받아 소위 '데카콘’의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드롭박스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수많은 경쟁서비스가 쏟아져 나왔다. 구글이 구글드라이브를, 애플은 아이클라우드를 내놨다. 이들은 드롭박스보다 더 큰 용량을 사용자에게 공짜로 풀었다. 나부터 드롭박스를 쓸 일이 없어졌다. 그리고 이후 드롭박스를 잊고 지냈다. 특히 2015년 글로벌벤처 투자 붐이 경색됨에 따라 지나치게 몸값이 치솟은 유니콘 스타트업들에 경고 등이 울렸다. 추가 투자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한 것이다. 각광을 받던 에버노트는 곧 죽을지도 모르는 ‘데드 유니콘’이란 별명을 얻게 됐고 결국 구조조정을 겪었다. 드롭박스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나도 당시 드롭박스도 그대로 무너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드롭박스는 여전히 건재하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했던 비즈니스 모델에서 기업고객 대상 유료모델로 성공적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IT업계의 트렌드가 직접 서버, 스토리지 등 하드웨어를 구매하는 것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바뀐 것도 이런 변신에 도움을 줬다. 이번에 기업공개(IPO) 신청을 노리는 드롭박스는 올해 약 1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적지 않은 매출이다.

하지만 드롭박스가 주식시장에 상장되더라도 기존에 추정됐던 100억달러의 몸값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드롭박스의 경쟁사로 미국 뉴욕증시에 이미 상장된 박스(Box)의 경우 드롭박스의 약 절반 정도의 매출을 보이지만 27억달러 시가총액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박스의 시가총액을 고려하면 드롭박스의 상장 시 기업가치는 50억~70억달러 정도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드롭박스의 수익성과 성장성에 따라 최종 가치가 정해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24세의 청년이 창업한 스타트업 드롭박스가 애플, 구글 같은 거대기업과 경쟁하면서 10년을 살아남아 10억달러가 넘는 매출을 올린다는 점은 분명 놀라운 일이다. 드롭박스가 클라우드 시대에 기업이 꼭 필요한 서비스를 계속 내놓은 회사가 될 수 있다면 앞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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