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관계 ‘자주외교’ 원칙 천명
“북한 무자비한 독재 싫지만
김정은 대화 상대 인정해야 한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1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미국에 대해 ‘아니오(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자주외교 원칙을 밝혔다.
NYT는 온라인 사이트에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파면 선고 전인 8일 있었던 인터뷰를 ‘한국의 대통령 탄핵으로 진보의 재집권이 가능해졌다’는 제목으로 게재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한미와 남북관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의 한반도 배치 등의 이슈에서 거듭 주체성을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미국의 친구’라 지칭하면서 미국이 공산주의로부터 한국을 보호하고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지지한 것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그는 또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의 근간"이라면서도 "미국에 대해 '아니오(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이어 지난주 전격적인 사드의 한반도 전개를 두고 "왜 이렇게 서두르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사드 배치를)기정사실로 만들어 선거에서 정치적 이슈로 만들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NYT는 문 전 대표가 차기 대선에서 선출된다면 사드 배치를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의 김정은 정권에 대해 "무자비한 독재체제를 싫어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문 전 대표는 지난 10년간 이어져온 보수정권의 대북 제재기조가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도 했다. 그는 특히 "보다 덜 대결적인 방법(something less confrontational)도 시도해야 한다"며 “우리는 북한 주민을 우리 민족의 일부로 포용해야 하며, 싫든 좋든 김정은을 그들의 지도자로 그리고 우리의 대화 상대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북한을 비난한 것을 빼고 보수정부가 한 게 무엇이냐"라며 "만약 필요하다면 대북 제재를 더 강화할 수도 있지만, 제재의 목표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다시 나오도록 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트럼프도 나와 같은 결론에 도달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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