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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ㆍ비뇨기과 수술, 10년 뒤엔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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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ㆍ비뇨기과 수술, 10년 뒤엔 누가…

입력
2015.08.23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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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정원미달 사태 올해도 반복

퇴직자 점차 늘고 인력 수급 안되면 환자 수술은커녕 진료도 어려울 듯

2015년도 하반기 레지던트 모집 결과 외과·비뇨기과·흉부외과 전공의(레지던트) 미달사태가 또 반복됐다. 게티이미지뱅크
2015년도 하반기 레지던트 모집 결과 외과·비뇨기과·흉부외과 전공의(레지던트) 미달사태가 또 반복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외과ㆍ비뇨기과ㆍ흉부외과의 전공의(레지던트) 미달 사태가 올 하반기에도 반복됐다. 이대로 가다간 10년 뒤 국내에서 외과 수술을 받지 못하는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

23일 병원계에 따르면 2015년도 하반기 레지던트 모집 결과, 대부분 병원들이 비인기진료과 레지던트 정원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에 서울 소재 주요 16개 병원이 외과, 비뇨기과, 흉부외과의 3개 진료과에 모집한 레지던트는 모두 66명. 그러나 지원자는 단 1명에 불과해 경쟁률 자체가 의미가 없어졌다. 특히 상급종합병원 중 상위 5개 병원인 ‘빅5’에서조차 지원자가 없어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외과의 경우 서울성모병원에서 11명,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10명을 모집했지만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 4명을 모집한 삼성서울병원에 1명이 지원해 유일한 지원자로 기록됐다. 비뇨기과와 흉부외과는 사정이 더 열악해, 병원 별로 적게는 1명부터 많게는 7명까지 지원자를 모집했으나 지원자는 모두 합해도 제로(0)였다.

비인기 진료분야의 정원 미달 사태는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최근 5년 간 이들 3개과 레지던트 확보율은 70%를 밑돌았다. 지난해 외과의 레지던트 확보율은 69.3%, 흉부외과는 60.8%를 기록했다. 비뇨기과의 경우 2010년 82.6%에 달하던 게 지난해 26.1%로 추락했다. 올 상반기에는 외과가 209명을 뽑는데 123명이 지원해 58.9%의 지원율을 기록했고, 비뇨기과와 흉부외과는 각각 34.1%와 39.5%의 지원율을 보였다. 레지던트 2년차인 이모(27)씨는 “외과와 흉부외과는 수술이 많고, 환자가 숨질 위험성도 크다”며 “여기에 장래마저 불투명하고 보수도 많지 않아 기피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런 추세가 10년 간 계속된다면 의료 현장에 외과 관련 의사가 없어 환자 진료를 할 수 없다는 점이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가 발간한 ‘2015 흉부외과 백서’에 따르면 퇴직 예정인 흉부외과 전문의는 올해 9명을 시작으로 매년 증가해, 2025년 한 해에만 55명에 이른다. 상황이 좀 나은 흉부외과의 경우 전체 의사 1,340명 가운데 40대 이상인 전문의 비중이 60.1%(805명)로, 현재는 40~50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젊은 의사는 적고 퇴직자는 늘면서 역시 수술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신화균 순천향대 부천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의료계에서 힘든 일을 하지 않는 봉사 정신이 사라진 것도 문제지만, 보상이나 명예가 따르는 일이 아니라 강요할 수만도 없는 실정”이라고 했다. 그는 “전국 병원 몇 곳에서만 진료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정부가 정책적 흐름을 잡아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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