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법무법인서 대응전략 등 조언
3일 일본으로 출국할 예정이었던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부인 조은주씨만 보내고 일본행을 돌연 취소했다. 이날 귀국한 신동빈 한국 롯데그룹 회장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운 채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곁에 당분간 머물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방송을 통해 아버지의‘의중’ 알리기에 총력을 쏟아온 신 부회장은 이날 전격적으로 이뤄진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 부자 간의 회동 결과를 지켜보기 위해 일본 행을 당분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신 부회장은 당초 분쟁의 분수령이 될 일본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일본 광윤사를 방문해 우리사주를 우호지분으로 확보할 예정이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이 귀국하면서 전격적으로 부자간 회동이 이뤄질 것에 대비해 출국 일정을 미룬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혹시나 신 회장이 화해를 위해 찾아올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의 의중을 살핀 뒤 조만간 후속 대응책을 모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신 전 부회장은 한국 롯데그룹에 기반이 없어 국내의 모 법무법인에 의뢰해 이번 사태에 대한 각종 법률 문제와 대응전략을 조언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과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대행 등 집안 내부의 여론 결집에 힘써온 신 전 부회장이 조만간 열릴 주총을 앞두고 국내 법무법인의 협조를 받고 있다”며 “차분히 지지세력 구축을 위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방송을 통한 치열한 홍보전도 이 같은 배경에서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한편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선호(82) 일본 산사스 사장이 이날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나 “최근 신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이 펼친 여론전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형님(신 총괄회장)이 반세기에 걸쳐 우리나라를 위해 노력해 왔다”며 “많은 돈을 일본에서 벌어 한국에 투자를 했는데 한국 돈을 일본으로 가져가는 것처럼 말을 하는 것은 너무나 섭섭한 일”이라고 토로했다.
신 사장은 이어 “(신 총괄회장은) 일본에서 고관들로부터 5, 6차례 귀화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거절했다”고 강조했다. 신 사장은 신 전 부회장에 대해 “동주가 한국을 아주 좋아하고 매우 한국적인데 (세간에서) 일본 사람처럼 얘기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아주 현명하고 똑똑한데 욕심이 좀 없는 편”이라고 두둔했다.
장학만 선임기자 trendnow@hankookilbo.com
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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