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안보 공격에 선제 대응 차원
정의용 전 제네바 대사 단장으로
전직 외교관 24명 모여 창립식
국민성장포럼서 성평등 정책 발표
문재인 “페미니스트 대통령 되겠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6일 외교자문그룹 ‘국민 아그레망’을 발족했다. 잇따른 북한발(發) 이슈로 인한 북풍을 조기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국민 아그레망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창립식을 갖고 전직 외교관들로 구성된 24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정의용 전 주제네바 대사가 단장을, 조병제 전 주말레이시아 대사가 간사를 맡아 문 전 대표의 외교 정책 자문 역을 수행한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인사말에서 “안보 문제를 정치적인 목적에 이용하는 것은 우리가 하지 말아야 할 안보적폐”라며 “혹시라도 정치인들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국민 불안을 가중시키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사건 하나하나에 대북정책이 왔다 갔다 흔들린다면 일관성 있는 대북정책을 펼쳐갈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전 대표의 행보는 12일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어 김정남 피살 사건 등으로 촉발된 여권의 안보 공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이다.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조기 배치를 주장하면서 연일 문 전 대표의 안보관을 공격하고 있다. 문 전 대표 측은 조만간 외교자문그룹에 이어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과 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 방효복 전 육군참모차장 등 육해공군을 아우르는 예비역 장성들을 주축으로 한 안보자문그룹의 윤곽도 발표한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문 전 대표에 대한 보수층의 안보 불안감을 씻고, 조기 대선으로 국정공백을 우려하는 국민들에게 정권교체 후 안정된 국정운영에 대한 믿음을 심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는 이후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 주최로 서울 페럼타워에서 열린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제7차 포럼’에 참석해 성평등 정책을 발표하면서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문 전 대표는 공약으로 ▦주52시간 근로시간제 ▦여성 블라인드 채용 ▦공교육에 인권과 성평등 포함 등을 내세웠다. 그러나 일부 성 소수자 단체 회원들이 행사장에 난입, 성 소수자 보호 등을 담은 ‘차별금지법’ 제정에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힌 문 전 대표를 규탄하면서 소동을 빚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차별금지법 제정과 맞물린 동성혼 합법화 논의에 관해 “아직 사회적 합의가 돼 있지 않다”며 “동성혼 합법화까지 가려면 우리 사회의 인권에 대한 전반적인 환경과 의식이 더 높아질 필요가 있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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