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도전! 골든벨’에 출연한 학생이 답안 보드에 적은 페미니즘 관련 문구를 모자이크 한 채 방송에 내보내 후폭풍이 거세다.
지난 5일 방송된 ‘도전! 골든벨’ 908회 안양 근명여자정보고 편에선 ‘최후의 1인’이 된 학생이 적은 답안 보드 속 문구 ‘동일범죄 동일처벌’, ‘낙태죄 폐지’ 등이 모자이크 처리됐다. ‘춤신춤왕’ 등 다른 문구들은 그대로 남겨둔 채 특정 문구만 가려진 것이다. 이 답안 문구들은 학생들이 방송 전에 스스로 작성하는 것이며, 학생들의 개성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쓰인다.
‘동일범죄 동일처벌’은 불법촬영(몰카) 사건을 성별 구분 없이 엄정하게 수사하라고 촉구하는 구호다. ‘혜화역 시위’에서 여성들은 “그동안 수많은 여성들이 몰카 피해자일 때는 처벌이 지지부진했으나 남성이 홍대 누드모델 몰카 피해자가 되자 수사가 급진전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전! 골든벨’ 방송에서 자신이 적은 페미니즘 관련 문구들이 가려진 채 나오자 이 학생은 5일 트위터에 항의 글을 적었다. 학생은 “‘도전! 골든벨’에 나가서 ‘동일범죄 동일처벌’과 ‘낙태죄 폐지’를 써뒀는데 그걸 다 가려버렸다”며 “KBS 편집팀인지, 위에서 지시를 내렸다고 알고 있고, 나는 내 문구들이 정치적 발언인 줄은 몰랐다”고 KBS를 비판했다. 학생의 글이 올라오자 트위터에서는 ‘#골든벨_908회_모자이크_해명해’라는 해시태그(#) 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KBS는 6일 “사전에 학생들에게 답안 보드를 적을 때 가족이나 친구들에 대한 응원 메시지 정도만 쓰라고 공지했다”며 “이번에 모자이크 된 문구의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제작진이 판단해 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난이 거세지자 현재 ‘도전! 골든벨’ 제작진은 공식 입장 발표를 위해 해당 메시지를 적은 학생에게 연락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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