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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재ㆍ악재 혼재… 한반도 해빙ㆍ경색 '8월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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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재ㆍ악재 혼재… 한반도 해빙ㆍ경색 '8월 분수령'

입력
2015.07.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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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8ㆍ15 행사 협의 접촉 거부 속

이희호 여사 방북으로 물꼬 기대

중순엔 을지 훈련 등 긴장 예고

남북관계의 경색국면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8월 이후 잇따라 예정된 남북간 이벤트가 관계 개선의 물꼬를 틀 지 주목된다. 5일 이희호 여사 방북을 시작으로 8ㆍ15 남북 공동행사까지 이어진다면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지만, 중순 이후에는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등 군사적 긴장을 초래할 악재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전향적인 대북 메시지를 던져 남북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반짝’ 이벤트는 한계, 당국간 대화 연결이 관건

8월 호재의 서막은 단연 이 여사의 방북이다. 이 여사의 방북을 추진 중인 김대중평화센터는 30일 20명 안팎의 규모로 방북단을 꾸리고 저가항공사인 이스타항공 비행기를 이용하겠다는 방북 계획을 발표하며 실무 준비를 끝마쳤다. 이번 방북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초청으로 이뤄진 만큼 김정은과의 면담 가능성이 높아 남북간 메시지를 주고 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어디까지나 개인 차원의 방북이라며 특사로서의 역할엔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방북 자체가 메시지”라며 남북관계 개선의 기대를 숨기지 않는 분위기다. 이 여사는 이번 방북에서 6ㆍ15 공동선언의 조항을 남북 양쪽이 모두 다 지키면 좋겠다는 취지로 남북관계 정상화를 독려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여사가 북한에 억류된 4명의 우리 국민 송환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풀면 이를 고리로 남북관계는 급물살을 탈 수 있다.

민간 차원에서 추진하는 8ㆍ15 남북 공동행사의 경우 이날 급작스레 북측이 대면 협의를 거부해와 31일로 예정된 추가 접촉이 무산됐다. 촉박한 일정 탓에 사실상 공동행사 개최는 물건너가는 분위기지만 이 여사의 방북 결과에 따라 남북 각자의 행사에 상호 교차참석하는 우회로로 모양새를 갖출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관측이다.

관건은 민간 교류 행사를 일회성 이벤트로 끝내지 않고 당국간 대화 창구로 연결시키는 일이다. 정부는 8월 초 경원선 착공식을 열어 남북한 철도 연결사업의 의지를 드러내며 남북관계의 활로를 모색하는 분위기다.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행사에서 리수용 외무상 등 북측 대표단과의 접촉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광복절 경축사에서 전향적 대북메시지 필요

전문가들은 남북관계의 변곡점을 8ㆍ15 광복절로 보고 박 대통령의 경축사 내용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8월 초순부터 이어진 유화 국면을 이어가기 위해선 확실한 계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장 현실적으로 고려되는 것은 이산가족 상봉 제의다. 최근 홍용표 통일부 장관 역시 “추석 전후로 이산가족들이 서로 만나 회포를 풀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선 북한의 호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금강산관광 재개와 연계한 고위급회담 제안의 필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북한 양측 모두 8월을 넘기면 각자의 정치일정에 매몰돼 남북관계에 집중할 여력이 없어진다”며 “남북한 각자가 절실히 원하는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관광 재개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실타래를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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