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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여사 방북 항공기 폭파" 협박범은 일베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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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여사 방북 항공기 폭파" 협박범은 일베 회원

입력
2015.08.2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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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남성 자택서 체포… 구속영장

추적 피하려 日오사카서 이메일 발송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 전날 항공기를 폭파하겠다고 협박한 30대 남성은 극우성향 커뮤니티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의 회원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항공보안법 위반(공항운영 방해) 혐의로 박모(33)씨를 검거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이 여사의 방북 전날인 4일 언론사 기자 19명에게 이 여사가 탑승할 항공기를 폭파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협박 이메일을 보냈다. 박씨는 이메일에서 ‘북진멸공 자유인민해방군’을 자칭하며 “북한 김씨 왕조가 운명을 다했던 15년 전에도 혈세를 지원해 사악한 정권의 생명을 연장하는데 그치지 않고 핵무기까지 안겨줘 남북 동포의 고통을 연장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 여사의 방북은) 북한 정권의 생명을 다시 한번 연장하려는 수작”이라며 “출국 혹은 귀국편 중 한 편을 반드시 폭파할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위협했다.

경찰은 협박 메일을 발송한 인터넷주소(IP)를 추적해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해당 내용이 발송된 것을 확인하고 일본 경시청과 공조 수사에 들어갔다. 또 용의자가 사용한 메일계정과 비슷하거나 협박내용과 유사한 인터넷 게시물 등을 분석, 범행 과정과 출입국 기록이 일치한 박씨를 20일 경기 수원시 자택에서 체포했다.

조사결과 유통업에 종사하는 박씨는 일베 회원으로,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오사카로 건너가 협박 이메일을 보냈다. 박씨는 “이 여사의 방북이 대북지원을 위한 것으로 생각해 이를 막기 위한 행동이었다”며 범행 일체를 시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가 자칭한 단체는 실체가 없고 배후나 공범도 드러나지 않아 박씨의 단독 범행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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