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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가 궁금해? ‘엄지 척’ 문재인 ‘소몰이’ 안철수 “표심 붙들었죠”

입력
2017.04.2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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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안정감 위해 당 점퍼 안 입어

홍, 의외로 스킨십 스킬 부족

유 ‘민심 수복 출정식’ 비에 홀딱

심, 심블리-노동계 오가는 ‘단짠 전략’

19대 대통령선거 공식선거운동 일정이 17일 0시부터 시작됐다. 후보들은 선거 하루 전날인 5월 8일까지 총 22일에 걸쳐 신문ㆍ방송 광고를 비롯해 거리 유세, 전화ㆍ인터넷을 활용한 선거운동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선거전을 펼치게 된다. 공식선거운동 첫 주 각 당 후보를 동행 취재하고 있는 정당팀 기자들이 유세 현장의 생생한 분위기와 잘 알려지지 않은 후보의 동향을 전하기 위해 카톡방에 모였다.

불타라 청춘(이하 불청)=유세 현장 분위기는.

무심한벌꿀오소리(이하 오소리)=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등 후보인 데다 조직세도 강해 유세 현장 열기가 매우 뜨거운 편입니다. 인파에 떠밀려 문 후보가 넘어질 뻔한 순간도 종종 있었고. 문 후보는 가는 곳마다 1번을 의미하는 ‘엄지 척’ 포즈를 선보이고 있죠.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을 때 ‘V’자를 그리면 엄지 척 포즈로 바꾸자고 제안할 정도. 유세 로고송에도 홍진영의 ‘엄지 척’을 넣는 등 기호 1번 프리미엄을 제대로 과시하는 중.

아빠는 가출중(이하 가출중)=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소몰이’ 발성은 가는 곳마다 화제. 현장에서 만난 시민 반응은 “실제로 들으니 멋있다”부터 “안 후보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다”까지 각양각색. 그런데 유세장을 지나치던 시민들도 안 후보가 연설을 시작하면 뒤돌아볼 정도라 효과는 톡톡히 보고 있는 듯.

호밀밭의 세탁기(이하 세탁기)=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유세 현장에는 나이가 지긋하신 분이 많다는 게 특징이죠. 대구 동성로, 부산 서면시장은 젊은이들이 많이 다니는 장소지만 20분 남짓한 홍 후보의 연설을 듣는 사람은 모두 어르신들이었습니다. ‘이 나라가 좌파로 넘어가면 안 된다’면서. ㅠㅠ

2년째 뻗치기중(이하 뻗치기)=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유세 후 거리의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하는 등 스킨십 능력이 강점이지만, 대학강의 스타일의 유세여서 청중이 별로 집중하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첫날 저녁 유세를 잠실 석촌호수에서 했는데, 행인들이 유세보다 석촌호수에 떠 있는 백조에 더 관심이 많더라는. ㅠㅠ 유세 다닐 때마다 모이는 청중도 100명 이내고요.

불청=강행군 속에 후보들의 체력관리 비결은.

오소리=문 후보는 바쁜 일정 중에도 끼니는 절대 거르지 않는 편. 선거운동 첫날 대구에서 대전으로 이동하는 기차 안에서 빵과 바나나로 점심을 때웠다고 해서 의아했는데, 역시나 대전 유세를 끝내고 오후 2시 넘었는데도 점심을 챙기더라고요. ^^

세탁기=홍 후보는 스트롱맨이라는 별명처럼 지치는 기색은 안 보였어요. 특히 유세장에서 문 후보와 안 후보를 비판할 때는 어디서 힘이 솟아나는지 목소리 데시벨이 확 높아지죠. ㅎㅎ

가출중=안 후보도 아직까지 지친 기색은 없어요. 사실상 ‘대선 재수생’이라 일정 하나라도 더 챙기겠다는 절실함이 작용했는지도 모르죠.

뻗치기=유 후보는 경선 때부터 목소리가 쉰 상태. 다만 체력은 좋아서 아직까지 큰 문제는 없다고.

불청=베스트 유세와 워스트 유세를 꼽는다면.

가출중=안 후보의 베스트 유세는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을 꼽고 싶네요. 안 후보를 보러 30분 전부터 관중이 구름처럼 모였거든요. ‘보수의 대안후보’로 꼽히는 안 후보를 직접 보고 평가하겠다는 거죠. 워스트로는 전주 전북대 앞 유세. 사실상 지방 첫 유세였는데, 폭우 탓에 관중이 적었고 열기도 떨어졌죠.

오소리=문 후보는 아직까지 마음을 울리는 베스트 유세는 안 나왔다고 봅니다. 대세론을 구가하고 있지만, 김대중ㆍ김영삼ㆍ노무현 전 대통령 류의 명연설을 기대하는 건 아직 무리인 듯. ㅎㅎ

불청=유세 현장에서의 숨은 에피소드는.

뻗치기=유 후보는 유세 첫날 ‘잃어버린 민심을 수복하겠다’며 인천상륙작전기념관까지 가서 출정식을 열었는데 비가 오는 바람에 참석자들이 홀딱 젖어야 했고요. 기자단을 태운 버스가 길을 헤매 일정을 건너 띄고, 앞서 달리던 승용차가 사고 나 일정이 지연되기도 했죠. 바른정당 당직자들이 ‘왜 이렇게 꼬이냐’며 한숨만 푹푹 쉬었을 정도.

오소리=문 후보는 초반 말실수 논란에 휘말렸던 터라 유세 현장에서 대본은 물론이고 프롬프터까지 동원하고 있습니다. 또 문 후보는 이번 선거운동 기간 당의 점퍼를 한 번도 입지 않고, 대신 감색 정장과 넥타이를 갖춰 입고 있어요. 안정감 있는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서라고.

불청=선거자금이 부족한 캠프는 선거운동을 어떻게 하는지.

오소리=선거보조금이 적은 정의당의 경우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죠. 심상정 후보는 52억원 내에서 선거를 치른다는 방침인데요. 이 때문에 16매로 기획했던 선거공보물을 절반인 8매로 줄이기도 했죠.

뻗치기=유승민 캠프도 90억원 안에서 소화하기로 하고 ‘다이어트 예산’을 짰어요. 지면광고, 온라인광고, 포털광고는 일절 안 하기로 했고, 유세차도 전국 17개 시도에서만 돌리기로 했죠. 당 소속 의원들이 사비라도 들여 자기 지역구에선 유세차를 돌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지만 묻히는 분위기. 의원들이 그렇게 열의가 있는 것 같지 않아요.

불청=가까이서 유세를 취재하며 느낀 소회는.

오소리=겨우 3일째인데 벌써부터 ‘질린다’는 느낌. 방문하는 도시만 다를 뿐 후보의 발언 내용은 천편일률적. 현장에서 유권자와 실질적 교감이나 소통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아쉽고요.

가출중=저도 마찬가지. 지역만 다를 뿐 시장ㆍ대학ㆍ번화가 등 방문하는 장소는 대동소이하죠. 안 후보가 소통과 개혁을 강조하는 만큼 시민들과 더 많이 부딪히고 스킨십 하는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뻗치기=바른정당 내의 불협화음이 현장에서는 더 잘 보입니다. 유세 첫날 출정식에서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김무성 의원이 1분 남짓 짧게 말하고 바로 마이크를 넘기더라고요. 인천상륙작전 기념탑 헌화 순서에서는 유 후보 옆에 서서 헌화하는 사진만 찍은 다음 바로 뒤로 빠져서 주변을 배회하더라고요. 바른정당 의원들이 입만 열면 ‘김무성 위원장이 전면에 나서 열심히 한다’고 말하지만, 이런 모습이 계속해서 뒷말이 나오는 배경 아닐지.

세탁기=홍 후보 본인은 스트롱맨이라고 말하지만 의외로 스킨십 기술은 부족해 보였어요. 상인들과 대화를 하면서도 눈을 마주치는 경우가 거의 없고, 대화의 공백도 너무 길고. 물론 후보의 모든 말을 받아 적어야 하는 기자들은 편하긴 하지만. ㅎ

가출중=‘노동자 대통령’을 표방하는 심 후보는 첫날부터 노동현장을 돌아다녔죠. 서울 신촌 유세에서는 직접 율동을 추는 모습 화제가 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노동계를 찾고, 다른 한편으로는 ‘심블리’ 모습을 보이는 ‘단짠(단내ㆍ짠내)’ 전략의 성패가 궁금합니다.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21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부평역 북광장에서 유세를 마친 뒤 한 시민에게 선물 받은 꽃 머리띠를 착용하고 있다.(왼쪽)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1일 오후 울산 롯데호텔 앞에서 열린 지역 거점 유세 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21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부평역 북광장에서 유세를 마친 뒤 한 시민에게 선물 받은 꽃 머리띠를 착용하고 있다.(왼쪽)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1일 오후 울산 롯데호텔 앞에서 열린 지역 거점 유세 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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