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운행 2층 광역버스 타보니
경기~서울 광역노선에 투입될 2층 버스가 7일 시범운행에 나섰다. 이날 오후 2시 수원역~사당역 ‘7770번’ 노선 시승행사에 투입된 버스는 영국 알렉산더 데니스(ADL)사에서 만든 엔바이로(Enviro)500 모델로 길이 12.86m, 폭 2.55m, 높이 4.15m 크기다. 행사는 경기도인재개발원~사당역 약 25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정원 79명인 버스는 경기도인재개발원을 출발, 의왕톨게이트를 지나 시속 60~70km로 달리며 안전성 등을 시험했다. 높이 20~30cm의 가파른 계단 7개를 거쳐 오른 2층에서는 주행 중 흔들림이 1층보다 더했으나 큰 불편은 없었다.
앞뒤 좌석 사이 공간과 좌석의 크기 등도 일반 광역버스와 비슷했다. 남태령 고개에서는 다소 힘에 부치는 듯 했고 소음도 컸으나 탁 트인 시야 등은 합격점을 내릴 만했다.
하지만 2층 천정의 높이(1.71m)가 다소 낮아 타고 내릴 때 답답한 감이 없지 않았다. 특히 의왕ㆍ과천터널 등을 지날 때면 스치듯 지나가는 터널 내벽 등이 위협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2층 버스의 높이에 맞지 않게 설치된 주소 표지판과 가로수 등도 정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였다. 경기도 역시 사고를 우려, 전날 일부 구간 가로수의 가지치기를 했다고 전했다. 시험 운행한 버스도 되도록 인도와 가까운 3~4차로 주행을 피했다.
승하차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전장이 길어 회차 시 한번에 U턴할 수 없는 문제점도 드러났다. 경기도 관계자는 “일반 광역버스보다 승하차에 30~40초가량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꾸준히 모니터링해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운전석에 설치된 2개의 모니터로 1,2층 승객들의 안전을 수시로 살펴야 하는 운전기사의 피로감도 염려됐다. 이날 버스를 운전한 경진여객 운전기사 김영수(54)씨는 “승객들이 타고 내릴 때 안전과 도로 위험물에 신경이 많이 쓰였다”고 말했다.
1시간여 운행을 거쳐 출발지에 다시 도착한 뒤 남경필 도지사는 “생각보다 승차감이 좋았다”며 “안전문제와 도로사정 등 운행에 맞지 않은 부분을 잘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8일부터 26일까지 7770번 노선과 김포 한가람마을∼서울역 M6117번 노선, 남양주 경복대∼잠실역 8012번 노선 등 3개 광역버스 노선에 차례로 2층 버스를 투입해 닷새씩 시범 운행한다. 이 기간 일반 버스와 같이 정류장에 서고 승객도 태운다. 요금은 기존 버스노선과 동일하다. 버스정비사, 버스업계 직원, 공무원 등 3명이 안전관리자로 동승한다.
경기개발연구원은 ▦차량분야(주행성능·연비·운영비용·도로여건) ▦승객분야(편리성·안전성·승하차 소요시간·수송능력) ▦운전분야(편의성·안전도·피로도) 등 3개 분야를 평가해 내년 1월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경기개발연구원 김대호 박사는 “운행이 확정되면 우리 실정에 맞게 차량 실내를 개조해 승객 편의를 최대한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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