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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도 한국 자살문제 주목… "자살기도자 '낙인'보다 배려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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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도 한국 자살문제 주목… "자살기도자 '낙인'보다 배려 필요"

입력
2015.01.17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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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세계보건기구 방문단이 서울 강남구 중앙자살예방센터에서 국내 자살예방 정책과 관련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엘라 세계자살예방협회 대표, 왕샹동 박사, 알렉산드라 박사. 중앙자살예방센터 제공
14일 세계보건기구 방문단이 서울 강남구 중앙자살예방센터에서 국내 자살예방 정책과 관련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엘라 세계자살예방협회 대표, 왕샹동 박사, 알렉산드라 박사. 중앙자살예방센터 제공

지난 14일 오후 알렉산드라(WHO 스위스 제네바본부) 박사, 왕샹동(WHO 서태평양지역 사무소) 박사, 엘라(세계자살예방협회) 대표 등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들이 대거 서울 강남구에 자리한 중앙자살예방센터를 찾았다. WHO는 지난해 우리나라 중앙자살예방센터와 협력체계를 구축, 2016년까지 ▦한국 자살 현황파악 ▦맞춤 자살예방전략 구축 ▦자살예방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개발 등 자살예방 기술지원에 나섰다. 이날 이들은 국내 자살예방 전문가들과 함께 우리나라 자살예방 사업과 정책과 관련해 토의를 가졌다.

알렉산드라 박사는 토의에서 “WHO에서는 한국의 높은 자살률에 주목하고 있다”며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한국의 경우 노인자살률이 높은 만큼 노인자살에 대해 중점적으로 예방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살수단에 대한 접근 제한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엘라 대표는 “한국은 미디어에 노출된 자살방법을 많이 따라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에서 지하철에 스크린도어가 설치된 후 지하철 투신자살이 감소한 것처럼 자살수단의 접근을 제한하는 것이 자살예방에 효과적”이라고 했다.

자살 대응체계와 교육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엘라 박사는 “투신자들이 많이 찾는다는 마포대교를 방문하기 전 용강파출소를 들렀는데 자살사고가 빈번한 곳이라 여느 경찰보다 자살분야에 전문적이란 느낌을 받았지만, 자살 사고자들의 구조와 상담 등을 파출소 경찰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시스템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자살사고를 자주 접하는 인력에 대한 전문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자살 기도자와 유가족에 대한 사회적 배려도 주문했다. 엘라 대표는 “자살 기도자와 자살자 유가족들을 힘들게 하는 것이 바로 ‘낙인’이다. 힘든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 낙인을 찍어 삶이 황폐화되지 않도록 실무자는 물론 정부차원에서 관련 캠페인이나 인식개선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과의 협업이 아시아 국가들의 자살예방에 단초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왔다. 왕샹동 박사는 “WHO는 10년 전부터 한국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아시아 국가에서 한국과 유사한 자살형태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 효과적인 프로그램과 시스템을 구축해 아시아 국가들의 자살예방에서 모범답안을 찾고 싶다”고 했다.

김치중 기자 c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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