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생을 꿈꾸는 이탈리아 의사가 ‘세계 최초 머리 이식 수술’ 계획의 윤곽을 공개했다. 하지만 기증 신체의 출처는 비공개로 해 각종 의혹이 불거지는 중이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은 13일 이탈리아 신경외과전문의 세르지오 카나베로 박사 집도로 이뤄질 머리 이식 수술이 2017년 12월 중국 하얼빈의과대 부속병원에서 실행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예상 수술 시간은 36시간, 비용은 1,100만달러(약 130억원)다.
올 초 이식 계획을 발표한 카나베로 박사는 전세계적인 비판에 직면해 수술 장소 선정에 우여곡절을 겪었다. 올 6월 “이 수술을 달가워하지 않는 나라에서 집도했을 때 감옥에 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그러나 최근 하얼빈의대 주임의사인 런샤오핑(任曉平) 교수가 이 수술에 동참하겠다고 나서면서 계획이 급진전하게 됐다. 런 교수는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쥐 머리 이식수술에 성공한 후 최근까지 관련 수술 1,000여 건을 집도한 바 있다.
이식 수술을 받을 사람은 희귀 유전질환 ‘베르드니히-호프만병’(척수성근위축증)을 앓는 러시아 남성 발레리 스피리도노프(30)다. 카나베로 박사는 발레리와 기증자의 몸 온도를 떨어뜨린 뒤 두 신체의 목 부위 조직을 해부해 척수를 절개하고, 발레리의 머리를 기증자의 몸에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연구진이 신체 기증자의 신원 공개를 꺼려 이를 두고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기증될 몸이 사형수의 것 아니냐’는 의문을 가진 이들이 있어 수술이 성공한다 해도 발레리의 정체성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또 수술 장소로 선정된 중국은 강제 장기기증이나 인신매매 산업이 성행하는 곳이기 때문에, 기증될 몸의 출처가 불법 암시장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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