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을 한 달 앞두고도 야권 심장인 광주의 출전 선수들은 확정되지 않고 있다. 13일 현재 8개 지역구 예비후보자는 51명으로 경쟁률이 6.3대 1에 달한다. 더민주가 12명, 국민의당이 24명, 기타 정당 및 무소속이 15명이다. 공식 등록을 하지 않은 천정배(서구을) 국민의당 공동대표와 더민주의 일부 예비후보들이 가세하면 숫자는 더 많아진다.
문제는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예비후보 교통정리를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민주는 동남갑ㆍ을, 서구갑, 북구갑 등 4곳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 지난달 25일 강기정 의원이 공천 탈락한 북구갑과 동남갑은 예비후보가 아예 없고, 동남을은 이병훈 후보가, 서구갑은 현역 박혜자 의원과 송갑석 후보가 등록을 마쳤지만 중앙당에서 결론을 미루고 있다.
국민의당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동남을의 현역 박주선 의원을 단수 공천하고, 북구을의 현역 임내현 의원만 공천 배제했을 뿐, 나머지 24명의 예비후보들에게 어떤 대답도 내놓지 않고 있다.
두 야당이 광주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는 것은 복잡한 당내 상황과 수 싸움이 만들어낸 결과다. 더민주는 예비후보 풀이 국민의당 절반 수준인데다 문재인 전 대표 시절 영입한 인사들의 배치까지 고려하다 보니 쉽게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현역 의원들과 기존 예비 후보들의 경쟁이 치열한데다 안철수, 천정배 공동대표 간 신경전까지 겹쳐 있다. 게다가 양당 모두 상대 후보가 결정되는 것을 보고 거기에 맞게 후보를 배치하는 ‘눈치공천’싸움도 치열하다. 북구을 유권자인 황모(43)씨는 “누가 나올지 말지도 말해주지 않으면서 뭘 선택하라는 거냐”며 “저러다 전략 공천하지 않을까 싶어 지금은 후보들이 명함을 줘도 거들떠도 안 본다”고 두 당을 모두 비판했다.
광주=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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