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추석 연휴 기간 서울에 머물며 정국 구상에 집중할 예정이다. 7박 9일의 미국과 캐나다 북미 순방을 마치고 12일 귀국한 박 시장은 13일 쪽방촌과 광화문 세월호 유가족 농성장을 찾았다. 북미 순방 동안 그는 “후보자의 시간표에 따라선 안 된다”며 “국민의 시간표는 아직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여야 대선 예비후보들이 사실상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며 대선전이 조기 과열 되는 상황에 대해 견제구를 날린 것이다.
박 시장 측은 “아직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그의 동선과 발언은 대선에 대한 의지를 충분히 엿볼 수 있다. 그는 박 시장과 서울시 주도로 2014년에 만들어진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ㆍ지세프) 총회에 참석해, 전 세계적인 사회 경제적 불평등 해소 의지를 적극 알렸다. 이어 진보 석학 조셉 스티글리츠를 만나 “시장의 문제나 과거에 얽매인 것을 바꾸는 것이 정치”라며 “새로운 전화, 룰을 바꾸는 게 정치다. ‘바보야 경제가 문제야’라고 하지만 ‘바보야 결국은 정치가 문제’가 맞다”고 밝혔다. 뉴욕 한인회 교민들을 만나서는 “도탄에 빠진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는 정권교체가 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게다가 그가 북미에 있던 10일 측근 들이 대거 참여해 사실상 박원순의 외곽 조직이라 할 수 있는 ‘희망새물결’이 출범했다.
박 시장은 추석 연휴 후 진행 될 국정감사 준비에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 해마다 국감 때면 여당 측에서 박 시장을 향한 공격을 이어왔지만 가급적 맞부딪히는 것을 자제했다. 박 시장 측 관계자는 그러나 “올해는 좀 다르게 갈 것 같다”고 했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등 잘못한 부분은 진심으로 지적을 받아들이겠지만, ‘박원순 표’ 복지 정책의 상징이 된 청년수당 등을 지나친 정치 공세로 몰아갈 경우 이에 적극 맞서겠다는 것. 박 시장 측은 “인지도에서는 결코 다른 예비 후보들에 비해 밀리지 않지만 지지율은 확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올 가을은 박원순의 또 다른 면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데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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