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일보와 국가미래연구원, 좋은정책포럼이 함께 기획한 릴레이 대담 ‘한국경제를 말한다’의 세 번째 테마인 구조조정 이슈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김영욱 박사(한국금융연구원 상근자문위원)과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부실 구조조정 압력은 이미 터지기 직전 수준에 도달해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 박사는 “국내 상장사 중 최소 15%는 사실상의 좀비기업들”이라고 지적했고, 김 교수는 “구조조정을 시스템 아닌 사람에 의존하다 보니 정부 채권단 경영진 노동자 등 이해당사자 모두가 구조조정을 기피하고 미뤄오기만 했다”면서 “앞으로 브렉시트, 중국경제 경착륙, 집단대출 만기도래 등이 겹치면 언제 어떤 식으로 폭발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두 사람은 구조조정이 선제적으로 이뤄지려면 기업들이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배구조가 투명해져야 한다는 점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대우조선 처리와 관련, 김 박사는 “얼마를 지원하느냐보다 정확한 부실원인 진단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지금은 앞뒤가 뒤바뀌었다”면서 “다른 기업 예를 보더라도 낙관적 수주영업전망에 의존하면 구조조정은 실패하고 만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미국은 80년대 저축대부조합 도산 때 막대한 공적자금을 넣은 뒤 책임 규명을 위해 진상조사만 10년 넘게 진행했고 무려 1만5,000명을 법정에 세웠다”면서 “천천히 그러나 철저하게 대우조선 실패에 대한 책임 규명이 이뤄져야지 일회성 망신주기식이 되어선 곤란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특히 대우조선과 같은 대형기업 구조조정에 정부 개입은 어느 정도 불가피하지만 “이런 경우 이렇게 해야 한다는 절차와 원칙이 있어야 국민적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영은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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