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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통일신라 ‘청동정병’ 출토... 국보보다 시기 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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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통일신라 ‘청동정병’ 출토... 국보보다 시기 앞서

입력
2016.06.0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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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 흥전리 사지에서 완전한 형태로 출토된 청동정병 2점. 문화재청 제공
척 흥전리 사지에서 완전한 형태로 출토된 청동정병 2점. 문화재청 제공

통일신라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정병이 거의 흠이 없는 온전한 상태로 처음 출토됐다.

문화재청은 불교문화재연구소와 함께 진행 중인 강원 삼척시 흥전리 사지 발굴조사 결과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한 청동정병 2점이 출토됐다고 2일 밝혔다. 통일신라 시대 9세기 제작으로 추정되며 높이는 약 35㎝다. 청동정병은 승려들이 사용하는 정수(淨水)를 담는 물병을 의미한다. 정병은 대승불교에서 비구가 반드시 몸에 지니는 십팔물(十八物) 중 하나이며, 부처ㆍ보살 앞에 정수를 올리는 공양구이기도 하다.

청동정병은 불교가 융성했던 통일신라~고려 시대에 주로 제작됐으나 현재 국내에 있는 통일신라 청동정병은 경북 군위군 인각사 발굴조사 시 일부 훼손된 상태로 출토된 2점과 충남 부여군 부소산에서 공사 중 수습된 1점 등 총 3점(비지정문화재)이 전부다. 군위 인각사 청동정병 등 기존에 확인된 통일신라 유물들은 8세기 후반의 작품으로, 흥전리 사지 청동정병은 9세기 제작으로 추정된다.

이번 출토된 청동정병은 이미 국보로 지정된 고려 시대 ‘청동 은입사 포류수금문 정병’보다 제작 시기가 앞선다. 희소성이 매우 높은 통일신라 청동정병 가운데서도 가장 완전한 형태로 출토돼 그 가치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청동정병 출토 상태. 문화재청 제공
청동정병 출토 상태. 문화재청 제공

2014년부터 발굴조사 중인 흥전리 사지에서는 그 동안 당지(金堂址), 탑지(塔址) 등 주요 가람시설이 확인됐다. 특히 신라 시대에 왕이 임명하는 승단의 최고 통솔자인 ‘國統(국통)’이 새겨진 비편(碑片)을 비롯해 섬세하고 화려한 장식의 금동번(幡ㆍ깃발) 등 중요 유물이 출토돼 위세 높은 사찰이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

문화재청은 2일 청동정병 두 점이 출토된 삼척 흥전리 사지 현장을 공개했다.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은 2일 청동정병 두 점이 출토된 삼척 흥전리 사지 현장을 공개했다. 문화재청 제공

삼척 흥전리 사지 발굴조사 현장에서 이날 열린 현장설명회에서는 이경미 역사건축기술연구소장을 비롯한 다수의 문화재 위원이 참석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유물뿐만 아니라 입지조건, 사세 등을 봤을 때 매우 중요한 사찰”이라며 “역사적ㆍ학술적 가치가 높은 중요 사찰인 만큼 사적 지정을 위해 사역 범위 파악과 같은 학술조사를 확대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이번에 출토된 청동정병에 대한 보존 처리와 정밀 분석을 진행하고, 미술사적 연구를 통해 유물의 가치와 청동공예의 양식적 변천 과정 등을 밝혀낼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옛 절터의 실체와 역사적 가치를 규명하고 체계적 보존ㆍ관리ㆍ활용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불교문화재연구소와 함께 2010년부터 전국 5,400여 개 옛 절터에 대한 현황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조사 결과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중요 사지를 선별해 2013년부터 발굴 조사를 병행하고 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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