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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서 밀려난 신선호·영자·동인 섭섭함에 '反신동빈 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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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서 밀려난 신선호·영자·동인 섭섭함에 '反신동빈 전선'

입력
2015.07.3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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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기획 신격호 동생 신선호

입국하며 "신동빈 해임은 정상적"

장녀 신영자, 신동주측 가세 확고

5촌 조카 신동인도 현체제에 불만

"신동빈, 친족 배제 전문경영인 우대

칼 같은 경영이 사태 초래" 분석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간 ‘형제의 난’은 롯데가(家)의 다른 멤버들이 가세하면서 점차 ‘가족간 전쟁’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특이한 건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과 가까운 가족들이 대부분 신 전 부회장 편에 섰으며, 결과적으로 신 회장은 사실상 고립상태라는 점이다. ‘신동빈 대 나머지 가족’의 대결프레임이 짜여지고 있는 셈이다.

신 전 부회장을 가장 강력하게 지지하는 가족으론 신선호 일본산사스식품 사장,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대행 등 이른바 ‘반(反) 신동빈 3인방’이 꼽힌다. 이들은 신 회장으로부터 지금까지 ‘서운한 대접’을 받아왔으며, 이로 인해 ‘신동주 라인’에 서게 되었다는 게 롯데 주변의 해석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부친 신진수씨 기일인 31일 오후 3시쯤 신선호 사장은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그는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신동주 전 부회장이 경영권을 맡는 것이 신 총괄회장의 확고한 뜻”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지난 27일 신동주 전 부회장, 신영자 이사장, 신동인 구단주 대행과 함께 신 총괄회장을 데리고 일본으로 출국, 이른바 ‘신동주 쿠데타’를 기획한 주역으로 알려져 있다. 신 전 부회장이 지난해 말 모든 직책에서 쫓겨난 후 부친이 머무는 롯데호텔 34층 방문 앞에서 10여일 동안 석고대죄한 끝에 아버지 마음을 겨우 되돌린 데도 신 사장의 조언이 있었다고 한다. 게다가 그는 신 총괄회장이 라면사업과 서울 양평동 부지 등을 놓고 신춘호 농심 회장, 신준호 푸르밀 회장 등 다른 동생들과 사이가 틀어진 뒤 유일하게 믿고 의지하는 동생이어서 이번 분쟁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 사장은 계속 일본에 활동해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신 전 부회장과 가까울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셋째 남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이 31일 부친의 기일 제사를 마친 뒤 서울 성북동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의 자택을 나서고 있다. 신 사장은 취재진에게 “신 총괄회장은 아들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경영권을 탈취당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셋째 남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이 31일 부친의 기일 제사를 마친 뒤 서울 성북동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의 자택을 나서고 있다. 신 사장은 취재진에게 “신 총괄회장은 아들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경영권을 탈취당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신영자 이사장도 ‘신동주 지지’입장이 확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 총괄회장과 첫째 부인인 노순화씨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1973년 롯데호텔에 처음 입사했으며 1979년 롯데백화점 설립 이후 롯데쇼핑 총괄사장에 오른 2008년까지 롯데백화점을 맡아 업계 1위로 올려놨다. 하지만 롯데쇼핑의 증시 상장을 앞두고는 등기이사에서 빠졌으며 특히 신 회장이 그룹경영을 맡은 뒤론 2009년부터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으로 물러났다. 한 소식통은 “신 이사장은 롯데호텔이나 롯데백화점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고 나름 경영능력도 있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 체제 출범 이후 후선으로 밀려나게 되자 동생에 대해 상당히 섭섭한 감정을 가졌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의 6촌 형인 신 구단주대행은 신 총괄회장의 사촌인 신병호(2005년 작고) 전 롯데칠성음료 고문의 장남이다. 1968년 롯데제과에 발을 들인 이후 롯데쇼핑ㆍ롯데호텔ㆍ롯데제과 사장까지 지냈다. 2002년 대선 불법 정치자금 문제로 집행유예를 선고 받는 등 악역까지 자처했다. 그런데 그 역시 신 회장 체제가 자리매김하면서 2005년 롯데자이언츠로 밀려났다. 지난해에는 롯데 선수단 폐쇄회로(CC)TV 사찰 사건으로 “야구단 개입을 자제해달라”는 요청까지 받았고 구단 내 영향력도 줄어들게 되면서 적잖은 불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국내 재벌그룹 중에서도 유독 친족들의 크고 작은 경영참여가 많았던 전형적 가족경영재벌이었다. 하지만 신 회장은 취임 후 전문경영인을 우대하며 친족들을 경영에서 대부분 배제했는데, 이 과정에서 가족들의 상당한 불만을 사왔다는 건 재계에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신 총괄회장 시절과 달리 현재 롯데그룹 계열사 사장의 면면을 보면 신씨 일가 사람들은 전혀 없다”면서 “냉정하고 칼 같은 성격의 신동빈식 구조조정은 친족들의 불만을 초래했으며 결국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이들이 비교적 성격이 온순한 신동주 전 부회장 편에 서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은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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