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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12년간 한 푼도 안 써야 서울 아파트 한 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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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12년간 한 푼도 안 써야 서울 아파트 한 채 산다

입력
2017.06.18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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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아파트 한 채를 사려면 식구들이 버는 돈을 한 푼도 안 쓰고 다 모아야 하는 기간이 12년으로 더 늘어났다. 박근혜 정부 동안 아파트 가격 상승폭이 가계소득 상승폭의 두 배를 넘어서며, 급여만 갖고 집을 살 수 없는 상황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18일 통계청과 KB부동산 자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의 가구당 연평균 소득(경상소득)은 5,124만원, 아파트 평균 가격은 3억1,801만원을 기록했다. 아파트 평균가격이 가구 소득의 6.2배인데, 집안 식구가 다 버는 돈을 하나도 안 쓰고 모아도 집을 사는 데 6년 3개월 정도가 걸린다는 이야기다. 버는 돈의 절반 정도를 모은다면 12년 5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월급만 모아 집을 살 수 없는 이런 현상은 서울에서 가장 심각하다. 지난해 말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5억9,670만원으로, 가계 연소득의 11.6배에 달했다. 가계소득을 모두 다 모으면 11년 7개월, 소득의 절반 정도를 모으면 23년 3개월이 지나야 집을 살 수 있다.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격은 4억2,051만원인데, 가계가 돈을 한 푼도 안 쓰고 8년 3개월이 지나야 겨우 전세값 정도를 마련할 수 있는 셈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를 마련하기 위해 소득을 모아야 하는 기간은 2012년 10.8년에서 2013년 10.0년, 2014년 9.9년으로 줄어들다 2015년 10.4년에 이어 지난해에 다시 늘어났다.

더 큰 문제는 소득 상승폭이 집값 상승폭을 따라잡지 못해 ‘저축으로 집을 살 수 있는 기간’이 점점 더 길어진다는 데 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2013년 이후 가계소득 증가율은 4년간 한 자리수 증가율에 그친 반면, 아파트 가격 증가율은 20%를 훌쩍 넘어섰다.

전국 2인 이상 가구 평균소득(경상소득)은 2012년 4,722만원이었다가 지난해 5,124만원이 됐다. 4년간 8.5% 상승한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아파트 평균 가격은 2억6,077만원에서 22% 오른 3억1,801만원으로 치솟았다. 1억5,526만원이던 평균 전세가격도 4년 만에 2억3,592만원으로 52%나 폭등했다.

2014년 박근혜 정부는 최경환 당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취임 직후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한비율(DTI) 등 부동산 관련 규제를 완화했고, 이후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격은 상승세가 이어졌다.

소득이 집값을 따라잡지 못하는 현상이 반복되면 중장년층과 청년층, 부유층과 빈곤층의 자산 격차가 점점 심해진다. 일각에선 집값 상승률이 경제 성장률을 훌쩍 넘어섰다는 것은 현재 부동산 가격에 어느 정도 거품이 끼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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