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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호 첫날부터 ‘현충원 참배ㆍ빅텐트론’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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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호 첫날부터 ‘현충원 참배ㆍ빅텐트론’ 설전

입력
2017.01.1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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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박정희 묘역 안 찾자

황주홍 “창당 정신에 배치”

朴대표의 ‘先자강 後연대’엔

김영환 “먼저 텐트 쳐선 안돼”

독자적 연대 움직임에 또 제동

박지원(오른쪽) 국민의당 신임 대표가 16일 여의도 국회에서 제1차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의 옆으로 황주홍(왼쪽)ㆍ김영환(왼쪽 두 번째)ㆍ문병호(왼쪽 세번째) 최고위원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오대근 기자
박지원(오른쪽) 국민의당 신임 대표가 16일 여의도 국회에서 제1차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의 옆으로 황주홍(왼쪽)ㆍ김영환(왼쪽 두 번째)ㆍ문병호(왼쪽 세번째) 최고위원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오대근 기자

국민의당이 박지원 신임 대표 취임 첫 날부터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기된 ‘박지원 독주론’, ‘빅텐트론’을 두고 내부 설전을 벌였다. 당내 반발이 예상보다 거세자 박 대표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거리를 두면서 당내 중진 회동을 예고하는 등 내부 수습에 발 빠르게 나섰다.

박 대표를 둘러싼 갈등은 16일 신임 지도부의 첫 일정인 현충원 참배에서부터 불거졌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 김대중ㆍ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으나 이승만ㆍ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은 찾지 않았다. 박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탄핵이 인용된 후 우리나라 국민정서가 어느 정도 평정을 찾았을 때 두 분의 전직 대통령 묘소도 참배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어젯밤 반 전 총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 몇 분으로부터 축하인사가 있었고 빠른 시일 내에 만나자는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충원 참배에 동행했던 황주홍 최고위원은 곧바로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이승만ㆍ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지 않은 것은 창당 정신에 정면으로 반대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1월 창당 전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네 명의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것처럼 통합의 모습을 보여야 했다는 취지다. 황 의원은 이어 “이런 중요한 문제를 최고위원들과 상의 없이 첫 공식일정으로 했다는 것은 유감”이라며 박 대표의 독주에 불쾌감을 표출했다.

‘자강론’을 주창했던 김영환 최고위원도 박 대표 견제에 합세했다. 그는 박 대표가 반 전 총장과의 회동을 거론한 데 대해 “반 전 총장이 어떤 세력과 어떤 정치를 하겠다고 의사를 표명한 적이 없다”며 “그런데 우리가 먼저 텐트 치고 기둥을 세우겠다는 것은 순서가 어긋난다”고 날을 세웠다. 전날 전대를 통해 ‘선(先) 자강 후(後) 연대’로 뜻이 모아졌음에도 박 대표가 독자적인 연대 움직임을 재차 시사한 것에 제동을 건 것이다.

박 대표는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한 듯 최고위 직후 ‘반 전 총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통화했다’는 소식을 듣자 “(두 사람이) 죽이 잘 맞는 것 아니냐. 이렇게 되면 상당히 우리와 멀어질 수밖에 없다”며 반 전 총장과 거리를 뒀다. 다만 박 대표는 “자강만 하고 문을 닫아버리면 제2의 문재인이 되는 것”이라며 연대론의 불씨를 살려뒀다. 이와 관련 박 대표는 조만간 안 전 대표와 호남 중진 의원들과 회동을 갖고 자강과 연대의 우선 순위 및 원칙 등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다. 박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당분간은 자강에 방점을 두겠지만, 짧은 대선 기간을 고려하면 연대에 대한 아무런 고민 없이 시간을 보낼 수도 없다”며 “회동에서 방향이 잡히면 당내 혼란은 일단 수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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