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연락 끊긴 아들 있다고 복지 혜택 못 받아… 사각지대 빈곤층 117만명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연락 끊긴 아들 있다고 복지 혜택 못 받아… 사각지대 빈곤층 117만명

입력
2015.09.10 17:11
0 0

경기 부천에 사는 정모(61)씨는 몇 년 전 남편이 사업에 실패하고 병까지 얻으면서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고 있다. 집도 팔고 아들 부부에게 손도 벌렸지만 빚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한 달 25만원인 월세가 벌써 두 달 넘게 밀렸다. 이를 딱하게 여긴 주인 손에 이끌려 정씨는 지난달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했지만 동사무소에서는 수급자격이 없다고 통보했다. “며느리가 교사이기 때문에 수급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며느리와 몇 년째 연락도 거의 않고 있지만 정씨는 아들ㆍ딸과 그 배우자가 일정한 소득이 있으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간주하는 ‘부양의무자’기준 때문에 수급자격을 얻지 못했다.

정씨처럼 생계유지조차 어렵지만 부양의무자 기준 때문에 수급자가 되지 못한 이들은 100만명 이상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부양의무자기준 때문에 기초생활보장제 혜택을 입지 못하는 비수급빈곤층은 2010년 기준으로 117만명에 달한다. 기초생활보장제도는‘최후의 사회안전망’으로 불린다.

기초생활보장제도처럼 국고가 재원인 제도뿐 아니라, 사회보험료로 운영되는 각종 사회보험제도의 사각지대도 넓다. 김원섭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의 ‘국민연금 사각지대와 해소방안 연구’에 따르면 국민연금 사각지대(2011년 기준)는 전체 인구의 51.4%에 달한다. 18~59세 인구 가운데 2명 중 1명은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못하거나 가입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주요 선진국들의 연금사각지대 비율은 20% 안팎이다. 최인덕 공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고용 및 산재보험 사각지대 해소방안’에 따르면, 2012년을 기준으로 고용보험 사각지대는 경제활동인구의 53.4%에 이른다.

이아요 빈곤사회연대 활동가는 “가족이 있어도 실제로는 지원 받지 못하는 분들이 많고, 국가적 지원이 없을 경우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분들도 상당하다”며 “이 분들이 최소한의 의식주를 누릴 수 있도록 복지의 사각지대를 줄여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