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부터 2013년까지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을 지낸 강만수(71) 전 회장은 역대 산은 수장 가운데 가장 강력한 파워를 자랑했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소망교회를 함께 다니며 이명박 전 대통령과 두터운 인연을 쌓은 그는 대선 과정에서 ‘7ㆍ4ㆍ7 구상’ 등 핵심 국정과제를 설계했고, 정부 출범 후 첫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다. MB 정부 ‘실세 중 실세’로 꼽힌 그 앞에선 김석동 당시 금융위원장 등 경제관료조차 한 수 접고 들어간다는 평이 많았다. 그의 재임 시절엔 평소 ‘갑’과 ‘을’이던 금융당국과 산은의 관계가 역전되기도 했다. 산은 관계자는 “그 시절엔 하고자 하는 일이 있으면 금융당국과 협의할 필요 없이 통보만 하면 됐다”고 전했다. 산은이 2012년 1월 정부의 관리를 받는 공공기관에서 전격 해제돼 연봉을 끌어올린 것도 강 전 회장의 작품으로 꼽힌다. 그가 퇴임한 이듬해인 2014년 산은은 곧바로 공공기관으로 재지정됐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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