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네이버 포털에 집중… 지역검색·네이버페이 출시
다음카카오, 다음 서비스 접고 카톡 안에 샵 검색과 채널 삽입
인터넷업계 맞수인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최근 새 서비스를 잇따라 쏟아내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네이버는 압도적 점유율을 자랑하는 포털을 기반으로 연계 서비스를 하나 둘 꺼내놓고 있다. 반면 다음카카오는 컴퓨터(PC) 바탕인 기존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서비스들을 버리고 카카오를 앞세운 모바일 서비스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네이버포털에 집중하는 네이버와 다음포털을 버리는 다음카카오. 전략은 서로 다르지만 이들의 목표는 똑같다. 바로 모바일 생태계 정복이다.
네이버는 25일 이용자번호(ID) 하나로 결제와 충전, 적립, 송금까지 할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를 출시했다. 네이버페이는 국내 주요 은행과 카드사 14곳과 제휴를 맺고 결제 가능한 가맹점 5만3,000여곳을 확보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일 평균 모바일 방문자 2,400만명 가운데 61%인 1,500만명이 한 번 로그인(접속) 하면 다음 번 접속까지 유지되는 ‘자동 로그인’을 이용 중”이라며 “이들이 네이버페이를 쓰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이버는 가맹 쇼핑몰에 따로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네이버 ID로 물건을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기때문에 이용자들이 더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맹점들 역시 이용자가 몰리면 그만큼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버페이는 네이버 검색으로 구입할 상품을 찾는 이용자가 결제까지 모두 네이버 안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됐다. 즉 네이버를 찾는 이용자를 최대한 오랫동안 네이버 안에 묶어두려는 목적이다. 같은 맥락에서 네이버는 지난 3월 국내외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의 인기 상품을 한 데 모은 ‘쇼핑핫딜’을 내놓았고 지난 12일 지역을 검색하면 그곳의 맛집과 명소 등을 가이드북 형태로 보여주는 ‘지역검색’도 도입했다.
다음카카오도 최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이용자들이 대화창을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서비스를 강화하는 추세다. 지난 16일 카톡 대화창에서 동영상을 공유하고 함께 볼 수 있는 ‘카카오TV’를 출시했다. 또 30일 카톡 안에서 알고 싶은 내용을 검색할 수 있는 ‘샵(#) 검색’과 함께 뉴스와 관심 정보를 모아 제공하는 ‘카카오톡 채널’도 선보인다.
특히 샵검색과 채널은 처음으로 카톡 안에 삽입된다. 그동안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페이나 카카오택시처럼 이름에 ‘카카오’를 붙인 서비스들을 출시했지만 카톡과 별개로 운영했다. 당장 이용자 확대를 위해 카톡에 붙였다가 메신저 기능이 약화되고 익숙치 않은 환경에 불만이 쏟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에 다음카카오가 카톡 이용 환경을 바꾸면서까지 새 서비스를 도입한 것은 그만큼 공격적인 시도로 풀이된다.
이와 동시에 다음카카오는 기존 다음의 서비스들을 줄줄이 없앨 계획이다. 모바일 메신저 마이피플과 음악 서비스 다음뮤직은 각각 카톡, 카카오뮤직과 기능이 겹쳐 이달 말 서비스를 종료한다. 어린이용 콘텐츠 유통창구인 ‘키즈짱’은 이미 정리했고 다음캘린더와 다음클라우드도 연내 마무리한다.
여기에 뉴스 서비스인 카카오토픽 역시 이달 말 나오는 채널과 유사한 서비스여서 8월에 끝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택시가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이용 300만건을 돌파할 만큼 국내에서 카카오 브랜드의 영향력이 막강하다”며 “PC 기반 다음 서비스를 접고 카카오로 사업을 재편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네이버도 ‘라인’이라는 막강한 모바일 플랫폼을 갖고 있다. 또 라인을 중심으로 라인택시, 라인뮤직, 라인페이 등 파생 서비스를 내놓았다. 그러나 라인은 일본이나 대만, 태국 등 주로 아시아 국가에서 널리 사용되는 반면 국내에서는 여전히 카톡에 밀려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해외에서 라인 관련 서비스가 줄줄이 나오고 있지만 국내에 출시되지 않는 이유다.
오히려 국내에서는 네이버 브랜드를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네이버는 라인뮤직, 라인페이와 유사한 내용의 서비스를 국내에서 각각 네이버뮤직, 네이버페이라는 이름으로 운영 중이다. 그만큼 양 사는 네이버 대 카카오의 '이름값 경쟁'을 계속 벌이게 될 전망이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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