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민심의 풍향계인 호남을 찾은 야권 잠룡들이 앞다퉈 ‘문재인 때리기’에 나섰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7, 18일 광주를 찾아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대세론을 의식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박 시장은 “대세론을 작동하면 후보의 확장력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역동적 경선을 하지 않으면 민주당이 승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와 떼어놓을 수 없는 ‘노무현 정부’의 성과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거리를 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개인의 인기나 과단성에도 불구하고 임기 5년 동안 국민의 삶, 국가적 전환에서 무슨 업적을 남겼는지 따져보자는 것이다.
‘제3지대’를 염두에 두고 있는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도 광주에서 개헌 논의에 미온적인 문 전 대표를 비판했다. 손 전 대표는 “기득권ㆍ패권 세력은 절대 헌법 개정을 하지 않는다”며 “패권적인 민주당이 개헌 논의를 막고 있다. 그런 사람(문 전 대표)이 대통령이 되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야권 대선주자들이 반문정서가 강한 호남에서 문 전 대표 견제에 나선 것은 조기 대선이 불가피해진 데 따른 행보로 보인다.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이 본격화되면서 야권 잠룡들의 대권행보 역시 빨라지고 있다. 지난 주말에 야권 대선주자들은 전국으로 흩어져, 문 전 대표는 울산, 이재명 성남시장은 경북 구미, 안희정 충남지사는 서울 광화문에서 각기 촛불을 들었다.
문 전 대표는 “개헌을 해 친박 정권을 연장하거나, 제3지대를 통한 새누리당 집권 연장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 정치권의 ‘개헌론’에 강한 의구심을 던졌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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