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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율 눈금 보기가 두려울 지경… 마른 수건 짜내듯 대응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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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율 눈금 보기가 두려울 지경… 마른 수건 짜내듯 대응 중"

입력
2015.06.1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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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강댐 수위 역대 최저치 근접

긴급회의 열고 실시간 모니터링

취수 용량 조절 등 유례없는 조치

"장마 전까지 비상근무 이어갈 것"

극심한 가뭄으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는 18일 오후 강원 춘천시 동면의 한 저수지에서 마을 주민들이 거북이 등처럼 갈라진 바닥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극심한 가뭄으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는 18일 오후 강원 춘천시 동면의 한 저수지에서 마을 주민들이 거북이 등처럼 갈라진 바닥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소양강댐, 충주댐 방류 흐름에 이상 없는지 점검해 봐. 어제 비가 내려서 조금 덜 내려 보내도 될 테니까,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에 발전댐 방류량 유연하게 대응해 달라고 전하고.”

18일 오전 대전 대덕구 신탄진로에 자리한 한국수자원공사(이하 수공) 물관리센터 3층 상황실. 전면에 설치된 가로 16m, 세로 3.6m 크기 전광판에 전국 댐의 수위, 저수량, 강우량 등이 실시간 업데이트되는 가운데, 류종현(49) 물관리팀장이 분주하게 회의를 주재했다. 극심한 가뭄으로 한강 수계댐의 저수율이 급속히 낮아져 지난 11일부터 인근 화천ㆍ춘천댐 등 한수원이 관할하는 발전댐과 방류량을 연계 운영하며 대응에 나섰지만, 이날 오전 11시 현재 소양강댐 수위가 152.29m로 역대 최저치(151.93m)에 바짝 근접하자 긴급 회의에 나선 것이다. 상황실 직원들은 류 팀장의 지시에 따라 분주히 움직이면서도 각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을 면밀히 살폈다.

홍수, 가뭄에 대비해 건설된 각종 댐과 보를 운영하는 통합 물 관리 기관인 수공이 유례 없는 가뭄으로 비상이다. 올 1~5월 전국 평균 강수량이 평년(101.7㎜)의 절반 수준인 56.5㎜에 불과한 데다 장마 역시 7월 초 이후로 다소 늦춰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수도권 용수를 책임지는 팔당댐의 물 공급에 차질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수공은 본부 산하 ‘가뭄대책본부’와 더불어 지난주부터는 근무시간 이후 전국 각지 댐ㆍ보 관리 및 저수지의 용수공급 상황을 24시간 모니터링하기 위해 전담상황반을 운영 중이다. 특히 17일부터는 팔당댐에 물을 공급하는 소양강ㆍ충주댐의 방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팔당댐의 취수용량을 매일 조사해 해당 양만큼만 내려 보내도록 하는 유례없는 조치도 취했다. 한 관계자는 “그야말로 마른 수건 짜내듯 모든 대응을 하고 있다”며 “딱 먹을 양만큼만 물을 흘려 보내는 셈”이라고 말했다.

수공은 1967년 설립 후 48년간 우리나라 물 관리를 전담해왔다. 현재 전국 33개댐(다목적 17개ㆍ용수공급 14개ㆍ홍수조절 2개)과 16개의 보를 운영하며 국내 용수공급의 65%(연간 122억㎥), 홍수조절용량의 95%(49억㎥)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날 만난 수공 관계자들인 한결같이 “지금처럼 어려운 적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강수량 예측이 갈수록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통상 기상청의 날씨 분석과 사내 전담 기상팀의 예측을 기반으로 향후 한달 간 강수량을 예측해 댐 운영을 결정하게 되는데 최근 잦아진 기상이변으로 빗나가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중장기 저수 계획을 세우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물론 강수에 따라 각 댐의 방류여부를 분석해주는 ‘댐군홍수조절연계운영시스템’, 댐의 수문정도를 위성통신으로 알려주는 ‘실시간 수문정보(HDAPS)’ 등 각종 첨단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만, 가뭄보다는 홍수 대비에 더 적합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수공으로선 댐 비상연계 운영을 통해 장마가 올 것으로 예상되는 7월초까지 어떻게든 버티는 게 최대 목표다. 하지만 현재 전망이 예년 같은 기간 강수량을 기준으로 내놓은 만큼 사태가 생각보다 악화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류종현 팀장은 “장마 전까지 물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비상근무를 이어갈 것”이라며 “면밀하게 상황을 지켜보면서 정부 등과 추가 조치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김현수기자 ddack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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