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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 잘되는 유방암, 수술 후 2차 암관리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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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 잘되는 유방암, 수술 후 2차 암관리가 중요

입력
2018.06.11 23:0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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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성 한양대병원 외과 교수 인터뷰

조기 발견해도 수술이 필요

최근 환자의 70% 이상이

가슴 살리는 부분절제술 시행

상실감과 우울감 줄여

다른 쪽 유방의 암 발생 등

수술 후엔 지속적 추적 필요

유방암은 압도적인 여성암 1위다. 유방암은 1999년부터 꾸준히 늘면서 2007년부터 매년 4% 증가하고 있다(중앙암등록본부ㆍ2015). 환자만도 벌써 2만3,000명을 넘어섰다. 여성이 평균 수명을 산다면 8명 가운데 1명꼴로 유방암에 걸린다.

게다가 한국 여성은 조직이 빼곡한 치밀(緻密) 유방이 70~80%나 된다. 그만큼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 이 때문에 X선 검사만으로 암의 유무를 판단하기 어렵다. 초음파 검사가 추천되는 이유다. 특히 유방암은 5년이 지나면 거의 재발하지 않는 다른 암과 달리 수술을 받은 뒤에도 재발ㆍ전이가 많이 되는 ‘고약한 암’이라 정기적인 추적 관찰 등 ‘2차 암 관리’가 중요하다.

유방암 조기 발견을 위해 한국유방암학회는 증상이 없더라도 ▦30세 이후의 여성은 매월 유방 자가검진을 시행하고 ▦35세 이후에는 2년에 1번 전문의의 임상진찰을 받으며 ▦40세 이후에는 1~2년마다 임상진찰과 유방촬영술, 유방초음파 등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권했다.

정민성 한양대병원 외과 교수(유방암센터장)는 “유방암을 조기 진단해도 수술이 필요하기에 빠른 진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방암 환자들에게 최단시간 ‘진단과 수술’이라는 목표를 정해 실천하고 있는 정 교수에게 유방암 치료에 대해 물었다.

-유방암은 진단이 치료보다 중요하다는 말이 있는데.

“유방암은 치료에 앞서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진단 결과에 따라 수술과 약물 치료를 결정하고, 안전한 종양 절제와 미용 측면까지 고려해 수술 범위를 정하기 때문이다. 또한, 가임기 여성이라면 출산 계획까지 고려해야 한다. 고령이거나 동반질환 여부 등 개인에 맞게 치료 계획을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방암은 초기라도 수술이 필요한가.

“유방암은 기본적으로 조기 발견해도 수술이 꼭 필요하다. 환자의 70% 정도는 유방암과 주변 정상 조직 일부만 절제하는 유방부분절제(유방보존수술)가 가능하다. 하지만 나머지 30% 정도는 병변(病變)이 여러 개여서 한 번에 잘라 내기 어렵거나, 조기 발견해도 악성 미세석회가 넓게 분포됐거나, 수술 후 방사선 치료를 할 수 없다면 어쩔 수 없이 유방을 모두 잘라 내야 한다(유방전(全)절제술).

유방암 수술은 유방 종양과 주변 정상조직을 포함해 부분만 절제하는 ‘유방부분절제술’과 유방암이 있는 유방을 모두 잘라 내는 ‘유방전절제술’로 나뉜다. 조기에 유방암을 발견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술기(術技)가 발달하면서 최근 환자의 70% 이상이 유방부분절제술을 시행한다. 유방부분절제술을 시행할 때도 안전은 최우선이고, 미용 측면도 고려해 가슴을 아름답게 만드는 유방종양성형술이 유방암 수술의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유방보존수술은 절제로 인해 유방 모양이 변형되는 것을 다른 유방조직이나 주변 조직을 이용해 유방 모양을 원형에 가깝게 만들어 주는 다양한 방식의 종양성형수술로 종양은 안전하게 제거하면서 미용 부분도 보완할 수 있다.

유방을 모두 잘라 내는 유방전절제술을 시행할 때도 귤을 깔 때 껍질만 떼내고 속만 쏙 빼내듯이 피부를 남기거나 피부와 유두는 남기면서 유방 종양을 모두 제거한 뒤 동시에 자가조직(뱃살이나 등살)이나 유방 보형물을 이용해 유방을 다시 만들어 주는 유방재건술을 시행한다. 수술과 유방 재건을 동시에 하므로 환자의 정신적 충격을 줄일 수 있다.”

-유방암 환자가 고려해야 할 점은.

“유방암으로 진단되면 치료와 이후에 고려할 게 많다. 수술을 결정할 때 유방 절제에 따른 여성성 상실에 대한 두려움과 우울감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어깨관절 운동이 제한되고 림프부종으로 고통 받을 수도 있다. 환자는 대부분 수술 후 전신보조치료를 받는데, 항암 치료할 때는 부작용과 탈모 등 변화에 따른 고충이 있다. 특히 젊은 유방암 환자가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미혼이거나 임신을 원하는 환자는 항암 치료 후에도 임신 능력을 보존하는 게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항암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고려하고 준비해야 한다.

유방암 환자의 60% 이상이 내분비 치료를 최소한 5년 이상 받는다. 갱년기 증상이나 자궁내막 증식 등 부인과적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 내분비 치료제(아로타제 억제제)는 관절통이 생길 수 있고 골다공증이 생길 위험도 높다. 유방암은 생존율이 높은 암으로 다른 쪽 유방의 새로운 암 발생과 국소 전신 재발에 대한 지속적 추적관찰과 유방암 치료와 연관해 재발과 만성질환에 대한 부분도 최근 관심의 대상이다.”

-유방암은 수술 후 관리가 중요한데.

“유방암은 40~50대 여성에게 많이 발병해 사회적으로나 활동이 왕성한 시기에 여성성 상실로 인한 정신적, 심리적 충격이 커 수술 전 가임력 보전을 위해 산부인과 전문의의 협진이 필요하다. 부인과 전문의는 상담을 통해 생식력 보전을 위한 관리를 진행해 환자의 정서적인 안정을 도와야 한다.

수술 후에도 외과, 산부인과, 정신과, 재활의학과, 가정의학과, 사회사업과 등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환자 맞춤형 관리가 필요하다. 암생존자클리닉을 운영해 환자의 진단 초기부터 적극적인 관리로 수술 후에도 상담과 설문조사 등을 통해 환자들이 직접 느끼는 어려움과 통증 정도, 고민사항, 죽음의 공포 등을 극복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정민성 한양대병원 외과 교수는 “유방암 수술은 가슴을 살리는 유방부분절제술이 대세이기에 여성들이 유방암에 걸렸다고 너무 상심해 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한양대병원 제공
정민성 한양대병원 외과 교수는 “유방암 수술은 가슴을 살리는 유방부분절제술이 대세이기에 여성들이 유방암에 걸렸다고 너무 상심해 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한양대병원 제공

유방암 위험인자(미국암학회)

<상대위험도>는 특정 위험인자를 가진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얼마나 높은 지 나타내는 지표다. 상대위험도 4.0은 특정 위험인자가 없는 사람이 유방암에 1만명에 1명 정도 걸리는 반면 특정 위험인자가 있으면 4명의 환자가 생긴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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