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와 나이키가 국가대표 축구팀의 새 유니폼을 24일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새 유니폼은 홈 경기용 상의에 수평으로 촘촘히 뻗은 줄무늬를 배치했고 한 복판에 대각선으로 내려간 민무늬 여백과 옆구리 쪽에 푸른 줄무늬를 넣어 ‘태극’을 상징했다. 여기에 나이키는 선수들이 땀을 효과적으로 배출해 경기 중 체온 유지를 돕도록 상의 전·후면 모두에 그물 형태의 메쉬 소재를 채택하고 레이저를 이용해 미세한 통풍구를 만드는 드라이 핏 기술을 적용했다. 나이키 측은 새 유니폼에 대해 “국가대표팀의 정통성을 고수하면서 세부 디자인 하이라이트를 통해 세련되고 현대적인 감각을 살렸다”고 소개했다.
새 유니폼에 대한 디자이너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수년간 다수의 K리그 유니폼을 디자인한 조주형 디자이너는 “적색 상하의와 청색 스타킹의 배색이 참신하지만 태극물결을 형상화한 빗금은 자세히 보지 않으면 의미를 알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축구 유니폼 디자이너 장부다씨도 “디자인은 취향에 따라 평가가 엇갈릴 수 있으나 이번 유니폼의 경우 독창성에 후한 점수를 주기 힘들다”고 말했다.
축구팬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축구 커뮤니티와 포털 등에서는 “지나치게 무성의한 디자인”이라는 불만이 나왔다. 그러나 이날 경기도의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국가대표팀과 레바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홈경기를 본 사람들은 의견이 달랐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유인호(28)씨는 “사진으로 봤을 때 촌스러웠는데 경기장에서 실물을 보니 상당히 세련돼 보였다”고 말했다. 산업 디자인을 전공한 이한아(27)씨는 “선수들의 매력적인 몸매를 잘 살린 디자인”이라며 “실제 착용한 모습을 보니 역동성이 돋보였다”고 주장했다.
일상 생활에서 입고 다니는 활용성 측면에서는 호평이 잇따랐다. 레바논전을 직접 관람한 김지선(32)씨는 “처음에는 단순한 디자인이 단점으로 보였으나 일상 생활에서는 오히려 장점일 수 있다”며 “흰색의 원정경기용 유니폼은 여름철 운동할 때나 야외 활동 시 입어도 전혀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승호(35)씨는 “새 유니폼 패턴을 활용한 의류가 출시되면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조주형 디자이너는 “포인트가 뚜렷하지 않은 점은 단점이자 장점”이라며 “새 유니폼 그래픽으로 일상 생활용 의류를 기획해 브랜딩을 강화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형준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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