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병대ㆍ특수부대에 최적화
지난달 군산기지에 4대 투입
때맞춰 韓美 특전사령관 회동도
미군이 고속침투용 수직 이착륙 항공기 ‘오스프리(V-22)’를 올해 들어 한반도에 배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 위협에 따른 대북 선제 타격 주장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유사시 선봉에 나설 특수임무용 항공기를 전진 배치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 관계자는 13일 “지난달부터 군산 미군기지에 오스프리 4대가 배치돼 주야간 비행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항공모함에 탑재된 오스프리가 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해 간헐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오랜 기간 한반도에 상주하고 있는 건 이례적이다. 훈련에는 미군의 특수전용 수송기인 MC-130도 참가하고 있다. 미군은 2012년부터 오키나와의 후텐마(普天間)를 비롯한 주일 미군기지에서 오스프리를 24대 운용해왔으며 이 중 일부를 한반도에 배치한 것이다.
오스프리가 주목 받는 것은 미 해병대와 특수전부대의 적진 침투용으로 최적화된 항공기이기 때문이다. 헬기처럼 수직 이착륙이 가능해 활주로가 필요 없고, 이륙 후에는 엔진 방향을 수평으로 틀어 비행기처럼 날 수 있다. 최대 속도는 시속 500㎞로 헬기보다 2배 빠르고, 무장병력 30명을 싣고서 최대 3,900㎞까지 날아간다. 작전반경이 722㎞에 달해 북한의 주요 표적 어디로든 투입이 가능하다.
실제 지난주 미 특수전사령부 소속 오스프리 2개 대대가 사상 처음으로 미군이 보유한 모든 오스프리를 동원해 저공 침투 비행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미 본토에서 진행한 훈련이기는 하나, 선제공격 징후를 비롯해 북한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돌발상황을 염두에 뒀다는 게 군 안팎의 평가다. 현재 한국에는 미 해병 1사단과 3사단 병력은 물론이고 해군 특수부대(SEAL)와 그린베레까지 상당수 배치된 상태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여차하면 미군 특수부대를 북한 지휘부가 있는 평양이나 영변의 핵 시설에 투입하겠다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이런 가운데 레이먼드 토머스 미 통합특수전사령관(대장)이 지난달 경기 이천시 특수전사령부를 비공개로 방문해 우리측 조종설 사령관(중장)과 회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스프리의 한반도 배치와 맞물린 시점이다. 이 자리에는 토머스 사령관의 참모진도 여러 명 배석해 양측간 북한 정세변화와 유사시 작전수행 방식을 놓고 폭넓은 대화가 오간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양국의 특전사령관이 직접 만나는 건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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