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와 국경 공유 지리적 인접, 친서방정책으로 여행 제한국 미지정
김모군이 실종된 터키는 지하디스트들이 이슬람 극단주의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합류하기 위해 통과하는 경유지 역할을 해왔다. IS의 주 근거지인 시리아와 인접해 있다는 지리적 근접성과 IS대원이 암약하기 적합한 터키의 정치적ㆍ사회적 토양이 그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프랑스 파리의 유대인 식료품점에서 발생한 인질극 범인 아메드 쿨리발리의 동거녀 하야트 부메디엔도 별다른 제재 없이 터키를 경유해 시리아로 넘어갔다. 부메디엔은 시리아 입국 뒤 IS에 합류한 것으로 추정된다.
터키는 시리아와 910㎞에 걸쳐 국경을 맞대고 있다. 시리아의 인접국(이라크 레바논 요르단 이스라엘) 중 면적이 가장 넓다. 서로 맞댄 국경선이 길다 보니 인력과 물자가 오가는 통로도 다양하고 국경도시도 많다. 지난해 IS가 세력을 급격히 확장하면서 시리아 난민들이 터키 국경도시로 대거 몰렸다. 김모군이 머물다 종적을 감춘 킬리스는 인구 8만명가량의 소도시로 시리아와 인접한 도시 중 하나다.
시리아 인접국 중 드물게 터키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정치 체제에다 친서방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IS대원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서구 국가들로부터 여행 제한 국가로 지정되지 않아 서구 출신 지하디스트들의 입출국이 자유롭다. 일단 터키에 입국하면 4년 전 발생한 내전으로 경비가 허술해진 시리아 국경을 넘기는 비교적 용이하다는 평가다.
터키 국민 대다수는 이슬람 수니파로 IS와 정서적으로 가깝다. 17일 터키 일간지 휴리예트에 따르면 터키 경찰은 IS와 연루된 터키인을 3,000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메브류트 차부쇼율루 터키 외무장관은 최근 “터키인 700~1,000명이 IS 대원으로 시리아나 이라크에서 활동 중”이라고 밝혔다. IS대원들이 터키내에서 적극 활동까지는 할 수 없어도 신규 인력 포섭과 인력의 이동 등 ‘단순 작전’을 수행하기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터키 정부는 미국과 서유럽의 IS격퇴 작전에 연대를 나타내고 있으나 지상군 지원 요청 등에 대해서는 줄곧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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