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 12명이 종합감사 때 감사 매뉴얼 지켰는지도 의문… 교육계 "교육부에 대한 감사가 필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딸이 지난해 수원대 신규 교수로 채용되는 과정에서 불거진 자격 미달 의혹(▶관련 기사 보기)과 관련해 수원대에 대한 교육부의 부실감사 의혹이 제기됐다. 교육부가 올해 2월 수원대에 대한 종합감사를 벌였음에도 관련 의혹을 들여다 보지 않는 등 감사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교육계에서는 검찰 수사와는 별개로 교육부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1일 한국대학교육연구소(대교연)는 논평을 통해 “이 사안(수원대의 김무성 대표 딸 채용 논란)은 정치적 입장의 문제가 아닌 교원 신규 채용의 적정성 여부”라며 “법적ㆍ절차적 문제가 없었다면 교육부가 입장을 밝히고 논란을 잠재웠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7월 수원대는 교수 채용을 진행하며 ‘석사학위 소지자는 교육 또는 연구 경력 4년 이상이어야 지원 가능하다’는 공고를 냈지만, 김 대표의 딸은 교육, 연구 경력 모두 4년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교연은 “이 의혹에 대해 교육부가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논란을 키웠고, 부실감사 의혹까지 불렀다”고 주장했다.
앞서 교육부는 올해 2월 10~25일 16일간 공인회계사 3명을 포함한 12명의 감사관을 투입, 수원대 법인(고운학원)과 대학에 대한 종합감사를 실시했다. 대학 종합감사는 대상기관의 주기능, 주임무, 조직, 인사, 예산 등 업무전반의 적법성과 타당성을 점검한다. 감사에 앞서 수원대 교수협의회와 시민사회단체는 수원대에 대해 ▦이사회 허위 개최 ▦대학 등록금 과다 적립 ▦전임교수에 대한 불공정 계약 체결 ▦수원과학대 교비 유용 등 7가지의 의혹을 제기했었다.
문제는 교육부가 인사 분야에서 ‘전임교수에 대한 불공정 계약 체결’ 관련 의혹만 감사하고 신규 채용 과정은 전혀 살피지 않았다는 점이다. 교육부의 감사 매뉴얼에 따르면 종합감사 때 인사관리 부문에서 ▦신규 충원계획 및 모집공고 내용 ▦채용심사 과정 ▦합격자 결정 과정의 적절성 여부 등 20여 가지를 면밀히 따지도록 돼 있다. 매뉴얼 대로 감사를 벌였다면 김 대표 딸의 채용 기준 미달 여부는 쉽게 판가름 날 수 있음에도 교육부는 어떤 입장 표명도 하지 않고 있다. 당시 감사보고서에도 관련 내용이 언급되지 않았다.
대교연은 “교육부가 감사에서 이 내용을 확인했다면 국회와 언론, 시민단체가 문제를 제기했을 때 교육부가 입장 표명을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정부에 대한 국민 신뢰 여부와 직결되는 교육부의 부실감사 의혹에 대해 감사원이 특별감사를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