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연구개발(R&D) 투자를 가장 많이 한 100대 기업에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우리나라 기업 4곳이 포함됐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들 주요 기업을 제외하면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 경쟁국 기업보다 투자액이 작고, 증가 속도도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이달 발표한 ‘유럽연합 산업 R&D 투자 스코어보드 2016’에 따르면 2015년(회계연도) 세계 R&D 투자 상위 2,500개 기업에 한국은 75개 기업이 포함됐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837개로 가장 많았고, 일본 356개, 중국 327개, 영국 133개, 독일 132개, 대만 111개, 프랑스 83개, 한국 75개, 스위스 58개 등 순이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G2'인 중국과 미국이 각각 26개, 8개 늘었다. 한국과 일본은 각각 5개, 4개 줄었다.
기업별 순위는 독일의 폭스바겐과 우리나라의 삼성전자가 3년 연속 각각 1, 2위에 올랐다. 그 다음은 미국 인텔(3위)ㆍ알파벳(4위)ㆍ마이크로소프트(5위), 스위스 노바티스(6위)ㆍ로쉬(7위), 중국 화웨이(8위), 미국 존슨&존슨(9위), 일본 도요타(10위) 등이었다.
상위 100대 기업에는 삼성전자와 함께 LG전자(48위), 현대차(83위), SK하이닉스(85위) 등 4개 기업이 포함됐다. 이들 기업은 전년 조사에서도 100위에 들어갔다. 이밖에 기아차(124위), 한전(246위), 현대모비스(260위), 삼성SDI(261위), 포스코(303위), 삼성전기(339위), SK텔레콤(421위)도 상위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에 포함된 2,500개 기업의 총 R&D 투자액은 6,960억 유로다. 이는 전년 대비 6.6% 증가한 수치로 2015년 전 세계 민간기업 R&D 투자의 90%에 해당한다. 국가별 R&D 투자액을 점유율로 환산하면 미국 기업이 전 세계 R&D 투자의 38.6%를 차지했다. 그다음이 일본 14.4%, 독일 10.0%, 중국 7.2%, 프랑스 4.1%, 영국 4.1%, 스위스 4.0%, 한국 3.7%, 대만 2.0% 등 순이었다. 중국은 R&D 투자액이 전년 대비 24.7%나 증가하면서 점유율도 전년의 5.9%보다 1.3%포인트 증가했다.
EU 집행위원회는 화웨이, ZTE, 바이두 등 정보통신기술 분야 기업이 중국의 R&D 투자 증가를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일본도 점유율이 전년 대비 각각 0.4%포인트, 0.1%포인트 늘었다. 한국은 투자액이 전년 대비 3.7% 늘었지만, 점유율은 0.2%포인트 감소했다.
산업별로 보면 삼성전자가 전기ㆍ전자 업체 중 1위를 차지했고 독일 지멘스와 일본 히타치가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집행위원회는 LG전자를 ‘여가상품’(Leisure Good) 기업으로 분류, 이 업종에서 일본 소니(1위)와 파나소닉(2위)에 이어 3위에 올렸다. 자동차 산업에서는 폭스바겐, 도요타, 미국 GM이 1~3위였고 현대차는 다임러, 포드, 혼다, 보쉬 등 글로벌 업체에 이어 16위로 집계됐다.
허재경 기자 ricky@ha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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