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구 기자

등록 : 2018.06.13 17:41
수정 : 2018.06.14 00:57

미국 내 북한 전문가 “양보도 없이 체제 합법성 끌어내… 김정은이 승자”

등록 : 2018.06.13 17:41
수정 : 2018.06.14 00:57

정책적 돌파구 마련 못한 상견례

4개항 합의 불구 난관 적지 않아

“미국, 예상보다 많은 것 내줬다”

핵 이어 미사일 시험장 폐기 약속

“균형있는 거래했다” 다른 평가도

셰일 호로위츠 미 위스콘신대 정치학과 교수

12일 열린 북미 정상회담과 그 성과물인 공동성명에 대해 미국의 외교ㆍ안보 전문가들은 정상 간 만남을 통한 ‘톱다운 방식’을 통한 해법을 모색했다는 점을 긍정 평가했다. 그러나 구체적 로드맵이 빠진 것을 한계로 지적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 중단이라는 확실한 양보를 한 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에 상응할 만한 양보를 하지 않았고 4ㆍ27 판문점 선언 이상의 비핵화 조치를 공동선언에 적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대체로 김 위원장을 첫 정상회담의 승자로 지목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한국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첫 걸음이라는 점, 특히 북한이 1인 독재체제라는 점에서 김정은과 직접 담판을 시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긍정 평가하면서도 “정책적으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면서 정상 간 상견례로 끝났다”고 아쉬워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미사일 프로그램을 개발하지 못하도록 시간을 벌어줬고 가까운 시일에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낮췄다”는 점을 높이 사면서도 “공동선언문의 4개 합의사항은 두 정상이 향후 해결해야 할 난관이 적지 않다는 점을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비핵화 시간표나 검증절차에 대한 언급 없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수사를 반복했는데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 중단이라는 확실한 양보를 한 점은 한미동맹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셰일 호로위츠 위스콘신대 정치학과 교수도 이메일 인터뷰에서 “공동성명은 내용이 거의 전무하며 의미 있는 비핵화 진전을 시사하는 어떤 정보도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구체적인 진전을 보여 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향후 (북핵 대화) 전망은 비관적”이라고 밝혔다.

반면 패트릭 매커천 우드로 윌슨센터 연구원은 이번 정상회담을 “외교를 통한 비핵화 과정의 출발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라고 호평했다. 정상 간 공동성명에 대해서는 “북핵 문제처럼 담판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문제에 대한 (정상 간) 합의라는 점에서 구체적 사항이 적시되지 않은 것은 적절했다”고 언급했다. 프랭크 자누치 맨스필드 재단 소장도 트위터에 “정상간에 만났다는 점, 향후 대화를 계속하겠다고 합의한 점, 전쟁포로와 실종자 송환노력을 재개하겠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비핵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내용이 하나도 없으며 비핵화 시작시점과 방법론이 없다는 점, 과거 실패한 협상의 모호한 용어가 반복된 점은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세기의 핵담판’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담판의 승자는 김 위원장이라는 평가가 다수였다. 호로위츠 교수는 “김정은은 양보 없이도 (체제의) 합법성을 부여받고 높은 위상을 얻게 됐다”며 김 위원장을 승자로 지목했다. 스나이더 소장도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의 양보에 대해) 보상을 주는 것보다 그의 양보를 착복하려 했다”며 “미국은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것을 내줬다”고 비판했다. 매닝 연구원도 “합법성, 군사적 양보, 미국의 평화체제 구축 노력 약속 등 김정은이 얻은 것은 트럼프보다 훨씬 많다”고 평가했다.

반면 매커천 연구원은 “한국 측과 협의 없는 한미연합훈련 중단은 미국 측에 매우 큰 불안요소가 될 것”이라면서도 “북한 역시 미사일 시험과 핵 프로그램 개발을 중지한 데 이어 미사일 시험장 폐기를 약속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북한도 두 개의 동결 조치를 내놓은 만큼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 균형 있는 거래를 했다고 평가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그림2 패트릭 매커천, 우드로윌슨센터 연구원/2017-11-05(한국일보)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2017-11-05(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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