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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햄·소시지 좋아하는데…" 급식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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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햄·소시지 좋아하는데…" 급식 비상

입력
2015.10.2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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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가공육 섭취 실태조사

가이드라인 제시 시간 걸릴 듯

세계보건기구(WHO)가 소시지나 햄 등 가공육을 담배나 석면처럼 1군 발암물질로 규정, 분류한 가운데 27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소시지, 햄 등 가공육이 진열되어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세계보건기구(WHO)가 소시지나 햄 등 가공육을 담배나 석면처럼 1군 발암물질로 규정, 분류한 가운데 27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소시지, 햄 등 가공육이 진열되어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26일(현지시각) 햄ㆍ소시지ㆍ핫도그 등 가공육 제품을 발암물질로 분류하면서 정부가 다각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식품안전 담당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8일 가공육 섭취 실태조사에 돌입했다. 안만호 식약처 대변인은 “우리 국민들의 가공육과 붉은 고기 섭취량, 조리 방법, 섭취 방법 등 식습관 등에 대해 실태조사를 벌일 계획”이라며 “기존에 있던 자료를 재가공하는 작업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구체적인 실태조사 방법과 시한은 결정되지 않았으나, 이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가공육 섭취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안 대변인은 “실태조사를 최대한 빨리 진행할 예정이지만, WHO가 발암물질로 분류한 과학적 근거를 아직 제시하지 않아 한계가 있다”며 “11월에 WHO가 구체적인 근거를 공개하면 가공육 자체의 문제인지 첨가물이나 조리법의 문제인지 살펴보고 전문가들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육류 생산자에 대한 안전성 강화 지도, 소비자에 대한 적절한 식습관 홍보 등 대책을 검토중이다. 보건복지부도 식약처의 가공육 섭취 실태조사를 지원할 방침이다.

학교급식을 담당하는 교육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교육당국은 식약처가 가공육 섭취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즉시 학교 현장에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학교 급식에서 가공육 사용과 관련한 세부규정은 없다. 학교급식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곡류 및 전분류 ▦채소류 및 과일류 ▦어육류 및 콩류 ▦우유 및 유제품 등 다양한 종류의 식품을 사용할 것을 권하고, 가급적 자연식품과 계절식품을 사용하되 염분ㆍ유지류ㆍ단순당류 또는 식품첨가물 등을 과다하게 사용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학교 현장의 식단 구성은 학교 영양사나 영양교사와 일반 교사, 학부모, 학생 등이 참여하는 학교급식소위원회에서 마련한다. 때문에 각 학교별 급식 시 가공육 사용 빈도 등은 천차만별이다. 가공육 사용이 잦은 학교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급식만족도 조사에서 중고등학생들의 경우 대체로 햄과 소시지 등 가공육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전남의 한 중학교 장모 교사는 “햄과 소시지 등은 샐러드나 볶음밥 등에도 활용되기 때문에 평소에 자주 나오는 편”이라며 “중ㆍ고등학교 남학생의 경우 가공육 뿐 아니라 준발암물질로 분류된 고기도 매우 좋아하는데 극단적으로 끊을 경우 급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보다 가공육 사용이 줄어들거나 아예 빠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서울 마포의 한 초등학교 관계자는 “학교에서 가공육 반찬으로 나오는 경우는 한 달에 한 번 꼴로 부대찌개 등에 섞여서 나온다”며 “건강에 좋을 것이 없다면 가공육을 지금보다 더 줄이거나 아예 안 쓰는 쪽으로 식단을 짜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식약처와 긴밀한 협의를 거쳐 방침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 국민의 식품안전 문제여서 식약처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들면 학교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ankookilbo.com

김민정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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