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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아람 기자

등록 : 2017.09.14 00:24
수정 : 2017.09.14 01:33

구속영장 또 기각… 檢ㆍ法 갈등 재연 조짐

등록 : 2017.09.14 00:24
수정 : 2017.09.14 01:33

법원, 검찰 반발 의식 이례적 구체적 설명

검찰 “그래도 기각 사유 수긍 못해” 반발

법원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임원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검찰 수사에 또 한 번 제동이 걸렸다.

최근 잇따른 구속영장 기각을 두고 한 차례 신경전을 벌였던 검찰과 법원의 갈등이 다시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판사는 13일 KAI의 회계사기(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부하직원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정익개발사업 관리실장(상무보) 박모씨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거쳐 박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강 판사는 “증거인멸죄가 성립하려면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해야 하는데, 이 사건에서 증거인멸 지시를 받은 사람이 자신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타인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했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KAI의 경영비리 등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이용일)는 지난 11일 검찰과 금융당국이 회계사기와 관련한 자료 제출을 요구하자 최고경영자(CEO) 보고 문건 등 핵심 증거를 골라내 부하 직원에게 폐기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박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씨는 T-50 고등훈련기를 비롯해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사업 등 대형 무기체계 개발사업 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날 법원은 검찰의 반발을 의식한 듯 영장기각 사유를 이례적으로 자세히 설명했지만 양측 갈등이 재연될 조짐이다. 앞서 법원은 KAI 채용비리와 관련한 업무방해 혐의를 받고 있는 KAI 경영지원본부장 이모씨의 구속영장을 지난 8일 기각했다. 이에 검찰은 영장전담 판사들의 자질과 공정성까지 거론하며 비판에 나섰고 법원도 맞대응 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날 선 설전을 주고 받은 지 사흘 만인 13일 오후 11시쯤, 법원이 KAI 임원의 영장을 또다시 기각하자 검찰은 즉각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검찰은 법원이 영장을 기각한 지 불과 1시간 뒤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수사 단계에서의 증거인멸 우려를 구속의 주된 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형사소송법 취지를 감안할 때, 영장 기각 사유를 수긍하기 어렵다”며 법원 결정에 반박했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은 증거인멸 지시를 받은 실무자들도 분식회계로 처벌 받을 수 있어 박씨의 증거인멸 교사 혐의도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 같다”며 “이 사건에서 인멸된 증거는 경영진과 회계담당자들의 분식회계에 대한 것으로, 박씨가 형사처벌 받을 가능성이 없는 개발부서 직원들에게 파쇄하도록 교사한 것은 증거인멸 교사죄가 성립한다”고 주장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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