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교육감들과 충돌 불가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황우여 새누리당 전 대표가 내정되면서 역사교과서 문제를 놓고 새로 취임한 진보교육감들과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황 후보자는 역사교과서만큼은 검정 교과서에서 벗어나 국정 체제로 바꿔야 한다는 인식이 확고하지만 진보교육감들은 교육부가 국정교과서를 만들 경우 ‘대안적 역사 교과서’를 개발해 보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황 후보자는 16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역사에서 국민에게 중요한 부분은 국가가 한 쪽으로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역사교과서의 국정화 찬성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그는 “예컨대 6ㆍ25 전쟁과 관련해 북침, 남침이냐를 놓고 달리 가르치는 것은 곤란하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그는 새누리당 대표였던 올해 1월 TV 시사 프로그램에서도 “역사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을 하는 것도 좋지만 국가가 공인하는 한 가지 역사로 국민을 육성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며 “역사는 한 가지 교과서로 가르치는 게 국가적 임무가 아니겠나”라고 말했었다.
이런 황 후보자의 발언에 대해 교육계에서는 다양한 시각을 가진 교과서를 없애고, 국가가 특정 역사관을 강제하려는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특히 진보교육감들은 우편향 논란이 일었던 교학사 역사 교과서에 대해 “친일ㆍ독재를 미화한 교과서”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고, 그로 인해 촉발된 교과서 국정화 논란에 대해서도 공동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익명을 요구한 교육계 관계자는 “교육부 장관은 정치적인 논란이 있을 때 중립을 지키며 각종 외압을 막아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황 후보자는 더욱 정파적 색채를 보인다”며 “새누리당 대표 시절 국정교과서를 두둔했던 부분을 밀고 나갈 가능성이 커 갈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황 후보자는 교육과정 개편, 대학구조조정 등 교육현안에 대해서는 “공부를 많이 한 뒤 모든 정책방향은 청문회를 통해서 입장을 밝히겠다”며 말을 아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법외노조 처분에 대해서는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함께 여야 간사를 했던 이재정 경기도교육감과 막역한 사이고, 그분들(전교조)의 생각도 많이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교조를 대화 상대로 인정하겠다는 의미냐”고 질문하자 “그렇게까지 볼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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