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벌레들에게 먹힐 건데
저 벌레들과 미리 눈인사를 해두자.
이따금 벌레처럼 꿈틀거려도 보자.
꿈틀거리면서 벌레가 되든지 벌레의 꿈이 되든지.
- 황동규 ‘겨울밤 0시 5분’ 중 쪽지 2
곱게 갉아 먹어주세요. 너무 빨리 먹진 말고요. 너무 늦게 먹는 것도 싫어요. 누군가의 기억에 내가 남아 있을 때까진 기다려줘요. 아무도 날 기억하지 못할 즈음엔 내 몸도 남아 있지 않게 해줘요.
황수현기자 soo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