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대통령이 정치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차기 대선 출마를 시사한 데 이어 대선을 앞당겨 시행하자고 주장하는 등 사실상 미셰우 테메르 현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은 2018년 10월로 예정된 대선을 올해 10월로 1년 앞당겨야 한다고 11일 주장했다. 룰라는 “좌파 노동자당(PT)이 새 대통령을 배출하는 데 주저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다시 브라질을 운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브라질을 경제위기에서 구하려면 대통령이 신뢰를 확보해야 하며 이는 국민투표를 통해 선출된 대통령만 가능한 일”이라고 말해 탄핵으로 집권한 테메르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룰라는 차기 대선에 노동자당 후보로 출마할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필요하다면 다시 한 번 대선 후보가 될 것”이라면서 “브라질의 자존감과 경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룰라의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군중들은 ‘전진하라 브라질’ ‘테메르 퇴진’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지지했다.
하지만 룰라가 대선에 출마하려면 자신을 둘러싼 부패 의혹을 걷어내야 한다. 연방검찰은 부패와 돈세탁 등 혐의로 룰라를 5차례 기소했고, 곧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재판에서 부패 혐의가 인정돼 룰라에게 실형이 선고되면 대선에 출마하지 못할 수도 있다.
노동자당은 “룰라의 대선 출마가 좌절될 경우 파장을 고려해 연방대법원이 룰라의 대선 출마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룰라는 차기 대선 주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브라질 사상 첫 좌파정권을 탄생시킨 ‘좌파의 아이콘’ 룰라는 2003년부터 8년간 집권했다. 후계자 지우마 호세프가 2010년과 2014년 대선에서 승리하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