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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임금, 고령… 한국 노동자의 슬픈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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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임금, 고령… 한국 노동자의 슬픈 자화상

입력
2016.07.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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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나이 男 73세 女 71세

OECD 34개국 중 최고령

“노후 대비 부족한 구조 탓”

최저임금 수준도 바닥권

성별 임금격차는 가장 커

쪼그라드는 미래. 서울 종로구 낙원동을 찾은 한 노인이 골목길을 걸어가고 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쪼그라드는 미래. 서울 종로구 낙원동을 찾은 한 노인이 골목길을 걸어가고 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가장 늦은 은퇴 나이, 3번째로 긴 노동시간,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최하위…. 우리나라 노동의 질을 나타내는 각종 지표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고용노동부가 발간한 ‘2016 통계로 보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모습’에 따르면 한국 노동자들의 은퇴 나이는 2014년 기준 남성 72.9세, 여성 70.6세로 조사됐다. 이는 OECD 34개국 중 가장 고령으로, 한국 노동자들이 OECD 평균(남성 64.6세, 여성 63.2세)보다 7~8년 더 오래 일하고 있다는 의미다. 가장 빨리 은퇴하는 나라는 남성은 프랑스(59.4세) 벨기에(60.0세) 슬로바키아(61.1세) 순이었고, 여성의 경우 슬로바키아(58.2세) 벨기에(59.3세) 슬로베니아(59.5세) 순이었다.

연간 노동시간 역시 통계를 제출한 OECD 26개국 중 세 번째로 길었다. 2014년 한국 노동자들은 연간 2,057시간을 일해 멕시코(2,323시간)와 칠레(2,064시간)에 이어 가장 길었다. OECD 평균 노동시간은 1,706시간이다. 독일(1,302시간) 네덜란드(1,347시간) 프랑스(1,387시간) 노동자들이 가장 짧게 일했다.

반면 경제활동을 통해 창출된 이익은 상대적으로 기업에 더 많이 분배되고 노동자에는 덜 돌아왔다. 2014년 기준 노동소득분배율(국민소득 중 노동소득 비율)은 62.8%로 OECD 25개국 가운데 18위였다. 노동의 가격이 자본의 가격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는 의미다. 슬로베니아(77.1%) 프랑스(76.2%) 스웨덴(74.3%)은 OECD 평균(66.0%)을 훨씬 웃돌았다.

최저임금 역시 열악한 수준이다. 2014년 기준 전일제 노동자들의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35.7%(OECD 평균 39.5%)로 OECD 25개국 중 19위를 기록했다. 뉴질랜드(50.8%) 프랑스(49.5%) 슬로베니아(49.4%)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은 물론 2009년 기준 한국의 전일제노동자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35.9%)보다 오히려 후퇴한 수치다.

성별 임금격차도 OECD 22개국 중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기준 남녀 임금격차는 36.6%로 OECD 평균인 15.4%의 두 배에 달했고, 2위인 일본(26.6%)과도 10%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한국의 취업자 1인당 노동생산성은 2013년 구매력평가(PPP) 환율 기준으로 6만2,000달러를 기록해 OECD 34개국 중 22번째였다. 고용부는 서비스업 노동생산성(4만7,000달러)이 26개국 중 21번째로 낮아 전체 노동생산성 지표를 끌어내렸다고 분석했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노후생활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우리나라 사회구조가 은퇴연령을 높였고, 노동분배율 악화와 노동자 간 임금격차 등이 사회 양극화를 불러왔다”며 “사회안전망을 마련하고 비정규직의 처우를 개선하는 등의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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