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빗썸ㆍ코인원ㆍ코빗 대상
美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이 결정
가상화폐의 국내 거래 가격이 해외보다 훨씬 높게 형성되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 지속되자 글로벌 가상화폐 정보업체가 데이터 집계 시 한국 거래소 시세를 아예 제외키로 했다. 한국 때문에 전체 시세가 왜곡된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의 가상화폐 정보제공업체 코인마켓캡은 8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한국의 일부 거래소를 가상화폐 가격 산정에서 제외하기로 했다”며 “(한국이) 다른 나라와 달리 가격 일탈이 심하고 매매 거래가 제한돼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코인마켓캡은 전 세계 7,687개 거래소의 비트코인을 포함한 1,389개 가상화폐 시세를 협정 세계시(UTC) 기준으로 집계해 발표한다. 각 가상화폐의 거래량, 시가총액 등 정보도 제공한다. 이번에 코인마켓캡에서 제외된 한국 거래소는 국내 3대 거래소인 빗썸과 코인원, 코빗으로, 이들은 그간 코인마켓캡이 집계하는 전 세계 거래소 중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코인마켓캡의 이번 조치는 투자 광풍 탓에 한국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 가격이 국제 시세보다 30~40% 가량 높게 책정되는 김치 프리미엄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날도 비트코인이 해외에서는 1만5,000달러(약 1,600만원) 선에서 거래된 반면, 국내에선 2,300만원 대를 오갔다. 알트(대안)코인의 경우 김치 프리미엄은 더 심해 가격 차이가 50%를 웃돈다.
코인마켓캡 측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 거래소와 세계 거래소 간 가격 차이가 나면 날수록 재정거래(차익거래)를 부추길 수 있고 가상화폐 가격 왜곡도 심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상화폐 파생상품 거래소인 비트멕스의 그레그 드와이어는 “한국에는 모든 가상화폐 가격에 30%의 프리미엄이 붙어있다”며 “이를 제외하면 가상화폐 시가총액이 30% 줄어들면서 시장이 혼란에 빠져 매도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코인마켓캡이 한국 거래소를 제외하자 7일(현지시간) 8,400억달러 규모였던 가상화폐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1,000억달러 이상 증발해 6,000억달러까지 내려갔다가 겨우 7,000억달러 선을 회복했다. 가상화폐 시세도 급락해 코인마켓캡에서 8일(현지시간) 오전 중 1만6,171달러에 거래되던 비트코인 가격은 오후엔 1만4,208달러로, 시가총액 규모 2위인 리플 가격은 2.66달러에서 2.07달러로 급락했다. 이밖에 상위 40개 가상화폐 중 31개 가격도 줄줄이 떨어졌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