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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박 대통령 방미 일정 변경 아직 없다"

입력
2015.06.0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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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확산 악재에 고민

열감지기 사용 논란엔

"경호 매뉴얼 따라" 해명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5일 메르스 환자 격리와 치료의 최일선 현장인 국가지정 격리병상을 방문, 메르스 대응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5일 메르스 환자 격리와 치료의 최일선 현장인 국가지정 격리병상을 방문, 메르스 대응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공식방문(14~18일)은 현재로선 올해의 가장 큰 외교 이벤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출국을 앞두고 메르스 사태라는 악재가 터지면서 청와대가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최고 우방국인 미국과 오랜 논의를 거쳐 잡은 단독 정상회담 등 외교 일정들을 갑자기 취소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청와대는 판단하고 있지만, 박 대통령이 자리를 비우는 것에 대한 여론이 더 없이 싸늘한 탓이다.

청와대는 7일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취소나 일정 변경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들이 극도로 불안해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메르스의 실질적 위험 수준이 미국 방문 일정을 무리하게 바꿀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는 얘기다. 미국과 일본이 새로운 밀월관계를 만들어 가고 있고 북한의 무력도발 위협과 체제 불안정으로 인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는 중대한 시점에 이번 방미를 취소할 경우 당분간 한미 정상회담 일정을 잡기 어렵다는 고민도 있다. 또 방미 일정을 급작스레 바꿔 대외적으로 메르스 위험이 과장돼 알려지면 상당한 경제적 타격과 국제 신인도 추락 등 더 큰 파장이 일 것이라는 부담도 상당하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세월호 참사 후폭풍이 거셀 당시 중동 3,4개국 순방 일정을 바꿔 아랍에미리트(UAE)의 한국형 원자로 설치행사장만 1박3일에 걸쳐 다녀 왔다. 이번에는 박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DC와 텍사스 휴스턴을 방문하는 4박6일의 일정을 부분 변경할 가능성은 아직까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청와대는 “경호 매뉴얼에 따라 4일 세네갈 대통령의 국빈방한 때 적외선 열영상감지기를 작동시켰고, 박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하는 참모와 경호원 등의 체온을 수시로 재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열감지기 사용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들에게는 필요 이상으로 동요하지 말라고 하더니, 이중적 태도 아니냐”고 비꼬는 여론이 일자 해명에 나선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외국 대통령의 청와대 방문이라는 민감한 행사의 성격을 감안해 열감지기를 정상회담이 열린 본관 출입구에서 한 차례 사용했고, 앞으로도 매뉴얼에 따라 사용할 방침”이라며 “2009년 신종플루가 지역사회 감염단계로까지 퍼졌을 때는 청와대 주요 출입구들에 열감지기를 상시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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