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석촌호수 물빠짐, 싱크홀과 직접 관련 없어"

제2롯데월드ㆍ9호선 탓 수위저하

공사 다 끝나면 물빠짐 감소 전망

서울시는 한국농어촌공사에 의뢰해 석촌호수 수위저하 원인을 조사한 결과 호수 수위는 제2롯데월드, 지하철 9호선, 주변 대형 신축건물 8곳의 공사 영향을 복합적으로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6일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석촌호수 전경. 연합뉴스

석촌호수의 ‘물빠짐’ 현상의 원인은 제2롯데월드와 지하철 9호선 공사의 복합적인 영향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최근 석촌호수 주변에서 발생한 도로함몰과 지반침하는 수위저하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6일 이 같은 내용의 ‘석촌호수 수위저하 원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시가 지난해 8월 한국농어촌공사에 의뢰한 용역 결과에 따른 것이다.

시에 따르면 석촌호수 수위저하는 2011년 10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4.68m에 이르던 석촌호수 수위는 이 시기 4.17~4.57m까지 줄었다.

시가 대형 공사 영향으로 물빠짐이 발생했다고 판단하는 근거는 세가지다. 우선 이 시기에 제2롯데월드와 지하철 9호선, 대형 신축건물 8곳 등의 대규모 공사가 진행됐다는 점이다. 또 동위원소 분석결과 이들 공사장에서 발견된 유출수와 석촌호수의 물이 유사했다는 점, 공사 이전과 비교할 때 각 공사장 방향으로 물 흐름이 변경됐다는 점 등이다.

조사결과 석촌호수 수위저하에 영향을 미친 정도를 나타내는 기여율은 시기별로 달랐다.

수치모델링에 의한 수위변동 영향분석결과 2011년 10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제2롯데월드의 기여율은 72%였으나, 터파기 공사 등이 완공된 2012년 말부터는 영향이 줄어들어 2013년 10월에 35%까지 감소했다. 반면 지하철 9호선의 기여율은 공사 초반인 2012년 3월에 25%에 불과했으나 공사가 진행됨에 따라 2013년 10월에는 53%로 늘어났다.

다만 최근 인근지역에서 발생한 도로함몰ㆍ지반침하 등은 석촌호수 수위저하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위저하로 인한 지반 침하량이 최대 8㎜로 영향이 미미하고, 지반을 통한 지하수 이동 속도가 시간당 1.3~8.3㎝로 느려 토사 유출을 일으키기 어렵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시는 시뮬레이션 결과 제2롯데월드와 9호선 공사가 완료되면 석촌호수의 물빠짐량이 감소하고 주변지하수위도 다시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시는 앞으로 대형 공사장 관리실태를 조사하기 위한 현장점검팀을 운영하고, 대형 공사장의 지하수 계측자료 제출도 의무화하기로 했다.

김준기 시 도시안전본부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석촌호수 주변 안전에는 문제가 없는 것이 확인됐다”며 “앞으로도 대형 굴착 공사장의 유출수 관리를 철저히 해 시민 불안감을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