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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과 '생명의 기도' 올린 이구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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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과 '생명의 기도' 올린 이구원씨

입력
2014.08.16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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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음성꽃동네 내 태아동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생명의 기도'를 올린 이구원(24) 선교사가 신자들과 격의 없이 만나 사진을 찍고 있다. 선천성 사지절단증으로 두 팔, 두 다리 없이 태어난 이씨는 늘 긍정적인 마음으로 본인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놓인 장애인 등을 위해 선교사로 활동하며 희망을 전파하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16일 오후 음성꽃동네 내 태아동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생명의 기도'를 올린 이구원(24) 선교사가 신자들과 격의 없이 만나 사진을 찍고 있다. 선천성 사지절단증으로 두 팔, 두 다리 없이 태어난 이씨는 늘 긍정적인 마음으로 본인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놓인 장애인 등을 위해 선교사로 활동하며 희망을 전파하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3만여명의 신자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기 위해 음성꽃동네를 방문한 가운데, 교황과 함께 '생명의 기도'를 올린 행운의 주인공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구원(24) 성 황석두 루카 외방선교형제회 수사는 이날 오후 태아동산에서 교황과 짧은 만남을 가졌다.

선천성 사지절단증으로 두 팔, 두 다리 없이 태어나 천주교 청주교구 사도생활단인 '형제회' 설립자 김동일 신부와 20여년을 함께 살아온 이씨는 늘 긍정적인 마음으로 본인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놓인 장애인 등을 위해 선교사로 활동하며 희망을 전파하고 있다.

'오체불만족'을 펴낸 저자로 유명한 일본인 오토다케 히로타다(乙武洋匡)씨와 비슷한 삶을 살고 있어 한국의 '오토다케'로 불리고 있다.

교황은 희망의 집에서 사랑의 연수원으로 이동하는 도중 태아동산에 들러 3분 가량 생명을 위한 기도를 바친 뒤, 휠체어를 타고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이 선교사에게 다가가 강복을 전했다.

만남의 시간은 1∼2분 정도로 짧았지만 그 어느때보다도 따뜻하고 깊이있는 교감이 오갔다.

교황은 처음에는 머리를 한 손으로 쓰다듬다가 잠시 뒤 두 손으로 감싸 토닥거리고, 어깨를 두들겨주며 이씨의 치열한 삶을 응원했다.

3년 전 형제회에서 첫 서원을 해 수도자의 길에 이 선교사는 "꿈같은 시간이었다"라며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떠오르지 않을 만큼 영광스럽다"고 전했다.

이어 "평소 대단히 존경하고 따르던 분을 직접 만나뵙게되어 감사할 따름"이라며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먼저 생각하시는 교황님의 뜻을 본받아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전했다.

이 선교사는 이날 흰 셔츠에 검정색 바지를 입고 오전 11시 30분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교황을 기다렸다.

이날 오전 4시까지 기도를 하고 일찌감치 채비해 음성 꽃동네에 도착했지만, 이날 기다림은 힘들거나 지루하지 않았다고 한다.

"많은 분들이 다가와 오히려 저를 격려해주고 가셔서 전혀 힘들지 않습니다"

김동일 신부에 의해 20여년전 입양돼 '구원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중중 장애 청년은 어느새 거리낌없이 가까이에서 신자들을 만나는 모습이 프란치스코 교황 모습을 닮아 있었다. 청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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