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물생심.’
한국 스포츠외교의 산증인 윤강로(59) 국제스포츠외교연구원장은 “말과 글로는 부족하다. 올림픽에 대한 것을 봐야, 올림픽 붐도 조성된다”고 강조했다.
윤 원장이 35년간 국제스포츠 업무를 담당하면서 모은 올림픽 기념품 3만여점을 평창동계올림픽 빙상경기 개최지 강릉시에 무상으로 기증한다. 윤 원장은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최명희 강릉시장과 기증협약식을 갖고 이 같이 말했다. 기념품들은 그가 대한체육회 국제사무차장 및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국제사무총장 등을 역임하는 동안 14번의 동ㆍ하계 올림픽을 거치면서 모은 배지, 열쇠고리, 우표, 메달, 성화봉 등 100여종의 물건들이다. 윤 원장은 1988년 서울올림픽 대회조직위원회를 시작으로 KOC 국제사무차장, 2008년 베이징올림픽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평가위원, 2010년 및 2014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국제사무총장 등을 역임했다.
자택인 경기 양평에 평산스포츠박물관을 운영 중인 윤 원장은 소문난 ‘수집광’이다. 각국의 올림픽 개최지를 방문하면서 받은 기념품들을 보관ㆍ전시하기 위해 서울 시내의 집도 처분하고 양평에 전원주택 겸 박물관을 마련한 것. 윤 원장은 “사진으로 옛날을 추억하듯 기념품을 보면서 오갔던 대회들을 추억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소장 가치가 높은 기념품으로 기념 배지를 꼽았다. 윤 원장은 “올림픽 배지를 보면 그 나라의 문화, 정서, 상징이 응축돼 있다. 강릉에 올림픽 박물관이 생기면 수많은 배지들을 수놓고 싶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가장 아끼는 물건인 국가올림픽위원회 총연합회(ANOC) 국제스포츠외교공로훈장과 기념패까지 내놓았다. 그는 2008년 ANOC로부터 한국인 최초로 국제스포츠 발전에 기여한 인사에게 수여하는 공로훈장을 받았다.
한편 최 시장은 “역대 올림픽 자료들이 강릉에 모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면서 “대회 기간에는 물론이고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유산으로 남을 수 있도록 빙상 경기장인 강릉 아이스아레나에 박물관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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