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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사상교육까지 VR 활용... 중국 일상 파고든 4차 산업혁명

입력
2018.07.08 15:32
수정
2018.07.08 18:3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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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노점 모바일 결제 이어

역사ㆍ이론 교육에도 VR 적용시켜

후베이선 신입 경찰 훈련에 한몫

중국의 한 지방정부가 VR 기술을 활용해 공산당 간부들을 대상으로 사상교육을 실시하는 모습.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캡쳐
중국의 한 지방정부가 VR 기술을 활용해 공산당 간부들을 대상으로 사상교육을 실시하는 모습.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캡쳐

미국은 6일 중국을 상대로 340억 달러 규모의 품목에 25%관세를 부과하는 ‘무역전쟁’을 선포하면서 중국 정부의 첨단산업 육성정책인 ‘중국 제조 2025’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강압적인 기술 탈취를 비난하며 지식재산권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첨단분야의 기술 격차가 급격히 좁혀지는 데 대한 불안감 때문이란 해석도 적지 않다.

중국은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자 자국의 기술 수준이 과포장돼 있다며 엄살을 피우지만, 실제 중국인들의 일상에는 알게 모르게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들이 빠르게 퍼져가고 있다. 서방의 시각에서 보면 다소 엉뚱하거나 상식을 벗어난 경우도 있지만, 미국이 논란과 비판을 무릅쓰고 ‘중국 제조 2025’를 무너뜨리겠다고 나선 이유를 짐작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중국의 길거리 노점에서도 모바일 결제가 가능하다는 건 더 이상 뉴스가 아니다.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알리페이와 웨이신페이가 지난해 고객들이 미리 충전한 예치금을 활용해 벌어들인 수익만 해도 2조5,000억 원이 넘는다. 자전거를 필두로 각종 생활용품과 숙박, 자동차, 명품 등에 이르는 광범위한 ‘공유경제’ 시스템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이 복합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최근엔 4차 산업혁명의 기반 기술 중 하나인 가상현실(VR)이 적용된 몇 가지 사례가 화제를 낳고 있다. 산둥성 주핑현 칭양진에선 공산당원들의 사상 교육을 위한 VR센터가 설립됐다. 70만위안(약 1억2,000만원)이 투입된 이 센터에선 당 간부들이 VR(가상현실)안경과 헤드셋을 착용하고 중국 공산당의 역사와 당 이론, 기율 및 준칙 등을 학습한 뒤 관련 내용에 대한 시험도 치른다. 칭양진 당위원회는 시험 성적이 나쁜 ‘문제 당원’을 대상으로 별도의 교육을 실시한다.

후베이성 우한시 공안당국은 신입 경찰들을 범죄 현장에 내보내기 전에 VR를 활용해 조사능력 습득 훈련을 실시한다. 신입 경찰들은 헤드셋을 쓴 뒤 학습 계획에 따라 100여개의 세분화한 범죄 현장 조사를 체험하게 된다. 대테러 업무와 관련된 인민해방군 일부 부대와 무장경찰은 올 초부터 VR를 이용해 가상의 적을 제압하는 훈련 상황을 반복학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최장 고속철도망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기관사들의 숙련도 향상이 시급해지자 신입기관사 교육에도 VR를 활용한 교육이 한창이다.

한편 지난 3월 웨이보(微博)를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선 중국의 대표적인 애국지사 묘역인 베이징(北京) 바바오산(八寶山) 장례식장의 죽음 체험 프로그램이 논란이 됐다. 예컨대 방문객이 VR 안경을 착용하면, 직장에서 발작을 일으켰다가 병원 치료가 실패해 결국 영혼이 육체에서 분리된 뒤 자기 생애의 다양한 순간들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식이다. 장례식장 측은 “삶의 아름다움을 소중이 여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지만,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네티즌들도 적지 않았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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