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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성 칼럼] 4칙연산을 통한 경영 메커니즘

입력
2014.07.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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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1인 리더십은 한계 불가피

창조는 과학적이면서 과학 자체

경영창조학 이끌 메커니즘 찾아야

CEO가 기업을 경영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잔다르크처럼 ‘나를 따르라!’는 자세로 앞장서 솔선수범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기업이 자생력을 가지고 운영될 수 있도록 메커니즘을 구축하고 이 메커니즘이 스스로 기업을 이끌도록 하는 방법이다. 두 방법 중에 정답은 없다. 기업 규모나 발전단계에 따라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가 있고, 두 가지를 결합해야 할 때도 있다. 다만 기업이 커지고 성숙단계로 접어들면서 기업을 CEO 개인기로 이끌어가는 첫째 방법보다는 메커니즘으로 이끌어가는 두 번째 방법이 더 적절해진다.

필자는 1973년에 박사 학위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40여 년째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첫 20년에는 메커니즘의 실체와 효용가치를 연구했고, 두 번째 20년이 시작한 1993년부터는 기업에 맞는 바람직한 메커니즘을 창조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창조에 관심이 생겼다.

학문의 전당이고 과학의 요람이라 할 수 있는 서울대에서 창조라는 연구대상을 다루다 보니 ‘창조학’이란 새로운 학문을 만드는 시도를 하게 됐다. 창조학을 내용으로 보고 ‘창조가 과학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았다. 동시에 창조를 과정으로 보고 ‘창조가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대상인가?’에 대해 연구하게 됐다. 다시 말해 창조학이 내용과 과정 양면에서 새로운 학문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된 것이다.

1993년 창조학에 대한 연구를 처음 시작할 때 필자는 ‘창조는 과학이 아니지만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 근거로 창조와 등산의 공통점을 비교했다. 1953년 5월 29일 뉴질랜드 산악인 에드먼드 힐러리와 네팔 등산 안내인 텐징이 에베레스트산을 인류 최초로 등정한 이후 60년이 지난 오늘날 에베레스트 산 등정 성공률은 97%로 높아졌다. 이유는 강화된 등산가의 체력, 진화된 등산 장비 (옷 음식 도구), 정확해진 기상정보와 함께 해발 6,400㎙로 높아진 베이스캠프를 들 수 있다. 복잡한 창조 과정도 인지심리학, 뇌과학 등을 베이스캠프로 활용하면 창조 과정이 훨씬 짧아지고 쉬워진다.

10년 전인 2004년부터 필자는 창조를 과학으로 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중국 윈난성 리쟝이란 도시에서 해발 4,700㎙의 율롱셰샨(玉龍雪山)을 등정했다. 아침 9시에 호텔을 나온 필자는 11시가 되기 전에 이미 백두산 2,744㎙에 한라산 1,950㎙를 합친 4,694㎙보다도 더 높은 율롱셰샨의 정점을 밟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해발 2,100㎙의 호텔에서 해발 4,506㎙까지 케이블카를 타고 20분만에 올라간 필자는 남은 194㎙ 중 174㎙를 정교하게 설치된 나무계단을 밟고 30분만에 올라간 것이다. 이 경험을 통해 ‘창조는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과학 그 자체’라는 믿음을 갖게 됐다.

필자는 창조 과정에서 베이스캠프 역할을 한 과학의 기반 위에 나무 계단 역할을 하는 구체적인 창조 방법론을 찾아 헤매는 중에 ‘어려울수록 쉽게 접근하라’는 속담을 떠올렸다. 초등학교 1, 2학년에서 제일 먼저 배우는 4칙연산을 가장 쉬운 개념으로 보고, 이를 기업경영에 접근해 보았다.

덧셈에 의한 창조는 혁신을 반복적으로 진행하면서 이를 ‘결합’한 것이다. 뺄셈에 의한 창조는 가진 것을 버리면서 생긴 빈 공간을 새로운 아이디어가 채우면서 슘페터가 강조한 ‘창조적 파괴’가 일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곱셈에 의한 창조는 기존 사업에 새로운 축을 추가해 큰 사업기회를 새롭게 만드는 ‘융합’을 의미한다. 나눗셈에 의한 창조는 기업이 속한 다양한 사회의 최대공약수를 찾는 작업으로 모든 구성원이나 구성조직이 따라야 할 기준이나 원칙을 갖추는 ‘통섭’이다.

이같이 기업에게 가장 바람직한 메커니즘을 4칙연산으로 창조할 수 있다면 이를 ‘경영창조학’이라는 과학으로 승화시킬 수 있을 듯 하다.

조동성 서울대 명예교수ㆍ안중근의사기념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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