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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만난 자동차 (4) 마이너스 옵션과 왜건, 그리고 스틸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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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만난 자동차 (4) 마이너스 옵션과 왜건, 그리고 스틸휠

입력
2018.02.2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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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의 새로운 시대를 이끌 아테온과 티구안을 만나기 위해 독일을 찾았다. 출장 기간 동안 두 차량의 매력을 느끼는 것과 동시에 한국에서 먼 독일의 풍경을 살펴볼 수 있었다.

기자의 눈길을 끌었던 것은 독일의 도로 위 풍경이었다. 과연 독일의 도로 위에서는 어떤 모습을 볼 수 있었을까?

담백함을 이끄는 마이너스 옵션

도로 변의 주차 공간에 자리를 잡은 차량들을 보면 재미있는 것이 있었다. 어떤 차량들은 차향 후면에 자리하는 레터링, 엠블럼을 모두 부착하고 있다면 어떤 차량들은 너무나 깔끔한 구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었다.

현지 운전자들에게 물어보니 그들은 이내 '마이너스 옵션'이라며 엠블럼이나 레터링을 붙이지 않는 옵션을 선택할 경우 약간의 할인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참고로 한 택시 운전사는 "나는 담배를 피지 않기 때문에 금연 패키지를 추가해 시거잭과 재털이를 제거했다"라며 시거잭이 있을 자리에 아무것도 없음을 보여줬다.

그의 설명과 이야기를 들으며 기자 입장에서는 옵션을 제거한다는 점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옵션이라는 것이 보통 더하는 것이 일반적인 일인데 반대로 옵션을 제거하여 비용을 줄인다는 점은 상당히 큰 의미로 느껴졌다.

체급과 포지션을 가리지 않는 왜건

독일에서 시간을 보내며 머리 속을 가장 많이 채운 일이라고 한다면 단연 세단보다 왜건이 더 많다는 점이다.

메르세데스-벤츠 E 클래스, BMW 5 시리즈, 오펠 아스트라, 폭스바겐 파사트 등 도로에서 만난 대부분의 차량들이 왜건 차체를 자랑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어림 잡아 20년 정도의 연식이 느껴지는 벤츠 역시 왜건 타입이었다.

한국에서 왜건 차량을 보게 된다면 무척 어색하고 또 이색적인 느낌이 드는데 독일에서는 이 왜건이 너무나 흔해서 되려 세단이나 쿠페를 보는 것이 더 이색적인 일처럼 느껴졌다.

넉넉한 트렁크에 많은 짐을 싣고 여유로운 표정을 짓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국내에서도 더 다양한 차량들이 사랑을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 쉽게 만날 수 있는 스틸휠

독일에서의 일정을 소화하며 기자가 가장 흥미롭게 봤던 건 자동차들의 휠이었다. 국내의 경우 대부분의 차량들이 알루미늄 휠을 장착하고, 패셔너블한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뽐낸다. 하지만 이는 독일에서는 되려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의 행동처럼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도로 위의 차량 중 상당수가 가장 기본적인 '스틸휠'을 적용한 경우가 무척 많았다. 스틸휠을 장착한 차량 중에서 렌터카나 택시의 비중이 높은 것도 아니었다. 그냥 독일 운전자 중 상당수가 스틸 휠을 선택한 것이었다. =

독일의 택시 운전자는 "알루미늄 휠이 보다 가볍고 시각적으로도 만족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굳이 비용을 더 주고 그 휠을 사야 할 이뉴는 잘 모르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좋은 제품이 장착되는 건 그 누구도 반대할 일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스틸휠이라고 해서 주행 성능이 크게 떨어지거나 효율성이 심각하게 타격을 입는 게 아니라면 굳이 예쁘다는 이유, 조금 더 큰 휠이 탑재된다는 이유 때문에 알루미늄 휠로 가야 할 이유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담백함에 대한 고민

마이너스 옵션과 스틸 휠에 대한 이야기는 시차로 인해 잠들지 못했던 독일의 며칠 밤 동안 머리 속에서 오래 맴돌았던 이야기다. 그 동안 국내 소비자는 물론이고 차량을 판매하는 브랜드 역시 매번 더하는 옵션에만 열을 올렸지, 마이너스 옵션에 대한 고민은 해본적이 없었던 것 같다. 혹자가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지 몰라도 그런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진 못했을 것이다.

최근 국산 자동차들의 화두 중 하나는 상승하는 가격 상승 요인으로 인해 가격 경쟁력 등에서 많은 논란, 혹은 비난을 받아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금 더 덜어내는 싱각을 가진 소비자들이 조금 더 늘어나고 더 적극적인 소통이 이뤄진다면 국내에서도 조금 더 여유로운 감성과 함께  자동차 생활을 즐길 수 있으리라 본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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