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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前 CFO 수조대 분식회계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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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前 CFO 수조대 분식회계 개입

입력
2016.06.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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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제표 작성 등 업무 담당

대형 프로젝트 매출 조작에 관여

2013~2014년 분식 규모

감사원 발표보다 많은 2조7000억

남상태 前 사장 재임 포함 땐 5조대

대우조선해양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21일 수조원대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이 회사의 최고 재무책임자(CFO)를 지낸 김갑중(61) 전 부사장을 21일 피의자로 불러 조사했다. 지난 8일 대우조선해양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과 함께 수사가 시작된 이후, 대우조선 고위 임원이 형사처벌을 전제로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은 처음이다.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이날 오전 김 전 부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2012~2014년 대규모 회계 부정이 발생한 구체적인 경위와 과정을 집중 조사했다.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인 그는 고재호(61) 전 대우조선 사장 재임기인 2012년 3월부터 2015년 3월까지 이 회사 CFO를 지냈다. 2000년 대우조선의 최대주주가 된 산업은행은 2009년부터 재무총괄 담당 부사장을 경영관리 명목으로 보내고 있다.

검찰은 김 전 부사장이 재임 시절 해양플랜트 건조사업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대우조선이 수주한 대형 프로젝트의 매출을 조작하는 수법으로 수조원대 분식회계를 저지른 혐의를 상당 부분 확인했다. 대우조선은 2013년 4,242억원, 2014년 4,54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공시했으나, 지난 4월 해당 연도에서 각각 7,898억원과 7,545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고 정정했다. 감사원은 최근 “2013~2014년 대우조선의 분식회계 규모는 1조 5,342억원”이라는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부사장의 담당업무는 재무제표 작성과 공시, 회계 등으로 이는 분식회계와 직접 관련된 것들”이라며 “전ㆍ현직 임직원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결과를 토대로 피의자로 소환한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묵인하거나 방조한 게 아니라 분식회계에 깊숙이 관여했음을 이미 입증한 상태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특히 검찰이 현재까지 파악한 2013~2014년 대우조선의 분식 규모는 감사원 발표보다 1조2,000억원이나 더 많은 2조7,000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상태(66) 전 대우조선 사장 재임기(2006~2012년)까지 포함할 경우엔, 무려 5조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 수사는 감사원 감사와는 대상과 목표, 방법 등이 달라 정확한 분식 규모는 조사를 더 진행해 봐야 확정할 수 있다”면서 액수가 더 늘어날 것임을 시사했다.

검찰은 김 전 부사장이 고 전 사장의 연임 등을 위해 손실을 감추고 영업이익을 부풀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윗선’ 개입 여부도 캐물었다. 검찰은 이날 밤 늦게 그를 일단 귀가시켰으며, 조사내용 검토를 거쳐 사전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정할 계획이다. 그에게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남 전 사장 재임 때인 2006~2009년 CFO를 지냈던 김유훈(63) 전 부사장도 조만간 소환될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그 역시 산업은행 출신이라는 점에 비춰, 대우조선의 분식회계나 경영진 비리를 산은이 눈감아 줬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또, 남 전 사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그의 ‘금고지기’로 지목된 유명 건축가 이창하(60)씨도 이번 주 안에 재소환키로 방침을 세우고 이씨 측과 정확한 출석일자를 조율하고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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