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우버 '필히택시' 앱 개발
홍서현·서우양, 이달 초 특허 받아
“미국의 ‘우버’를 이기겠다.”
여대생 자매가 한국판 우버 서비스를 개발해 이달 초 특허를 받았다. 우버는 스마트폰에 설치된 응용 소프트웨어(앱)로 택시를 호출해 이용하는 서비스다. 그 동안 우버, 브라질의 이지택시, 영국 헤일로 등이 국내 진출했거나 진출을 준비 중인데 우리 기술을 이용한 서비스는 이번이 처음이다.
서비스를 개발한 주인공은 한국외대 정보통신공학과 3학년생 홍서현(21), 서울과학기술대 산업공학과 1학년생 홍서우(19) 자매다. 이들은 2012년부터 개발을 시작한 ‘필히택시’서비스로 지난해 4월 특허를 신청해 1년 반 만에 특허를 받았다.
이 서비스는 당시 고교 2학년생이었던 서우 양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중학교 1학년 때 전국에서 70명만 선발하는 포항공대 영재기업인교육원생에 선발돼 다양한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훈련을 받은 경험이 밑바탕이 됐다. 그는 “늦은 밤 손님을 골라 태우는 택시들을 보고, 언제 어디서든 호출하면 바로 탈 수 있는 편리한 택시 서비스를 구상했다”고 말했다.
서비스 성공의 관건은 택시들이 고객의 호출에 바로 달려오게 만드는 데 있다. 두 자매가 고안한 방법은 가장 가까이 있는 택시가 호출 위치까지 도달하는 요금을 미터기에 따라 승객이 부담하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택시들이 오지 않을 이유가 없다. 서현씨는 “우버나 이지택시는 택시들이 승객을 태우러 오는 비용을 보상해 주지 않는다”며 “이를 보상해주면 택시 기사들이 우버나 이지택시보다 필히택시를 선택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택시 기사들이 우버나 이지택시보다 필히택시 앱의 호출을 더 선호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이용자들도 좀 더 신속하게 택시를 탈 수 있는 서비스로 몰릴 것이란 생각이다.
하지만 이용자 입장에서 비용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서우 양은 “돈을 조금 더 내도 확실하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호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용자가 택시비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도록 두 자매는 택시의 요금 미터기와 스마트폰 앱을 연동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택시를 호출해 원하는 목적지까지 갔을 때 나오는 비용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이용자는 비용을 미리 뽑아보고 부담스러우면 부르지 않을 수도 있다.
두 자매는 주방용품대리점을 하는 부친 홍기영(55)씨의 도움을 받아 필히택시라는 이름으로 회사도 만들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꿈꾸는 서현씨는 “조만간 앱을 만들어 내년부터 본격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벤처기업인이 꿈인 서우 양은 “지금도 창업이나 경영 관련 서적을 많이 읽는다”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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