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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국회 능멸… 독재 악몽" 맹비난… 올스톱 국회 장기화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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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국회 능멸… 독재 악몽" 맹비난… 올스톱 국회 장기화할 듯

입력
2015.06.2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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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법안 발목잡기는 거짓말

30개중 이미 21개 국회 통과"

"유승민엔 줏대 지켜라" 꼬집어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6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당 정책자문위원 위촉장 수여식에 참석해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6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당 정책자문위원 위촉장 수여식에 참석해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에 따른 후폭풍으로 26일 국회가 올스톱됐다. 야당은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향해 날 선 공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정의화 국회의장에게는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국회법 개정안을 재의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라며 압박했다. 여당이 폐기방침을 정하긴 했지만 국회법 개정안을 재의에 부치지 않고는 ‘식물 국회’ 상태는 상당히 장기화할 공산이 커 보인다.

새정치연합 박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에 맹공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이날 대국민호소문을 발표하고 박 대통령의 사과를 거듭 촉구했다. 문 대표는 “국민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사투를 벌이는 동안 정부와 대통령은 국민 곁에 없었다. 그 결과 소중한 국민들을 잃었다”며 “국민의 일상은 붕괴됐고, 생활공동체는 파괴됐으며 지역경제는 피폐해졌다. 이것만으로도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거부권이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박 대통령은 배신 심판 등 온갖 거친 단어를 동원해 국회를 능멸하고 모욕했다”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야당이 민생법안 발목잡기를 하고 있다는 박 대통령 발언에 대해서도 “국민을 속이는 끔찍한 거짓말”이라며 “소위 경제활성화법으로 여당이 제안한 법안은 30개인데 이 중 21개는 국회를 통과했고 2개는 처리를 앞두고 있으며 2개는 정부여당 내부 이견으로 처리를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열린 최고위원ㆍ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봉건시대 여왕”, “악몽과 같은 독재정권” 등을 언급하며 박 대통령을 비판했다. 천호선 정의당 대표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거부권 행사는 1972년 10월 유신선포나 다름없는, 헌정질서를 농단하는 심각한 사안”이라며 “탄핵 사유에 해당할 만큼 엄중한 일이라는 점을 대통령과 청와대는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은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향해서도 맹공을 퍼부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유 원내대표의 대통령에 대한 사과 발언에 대해 “지지를 받으려면 국회의 본래 권한인 입법권을 지키기 위한 본연의 임무로 복귀할 때 가능할 것”이라며 “정치인으로서 줏대를 지키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국회 일정 거부 강경론과 현실적 한계

새정치연합은 국회법 개정안을 재의하지 않는 한 국회 일정은 계속 거부한다는 방침이다. 박수현 대변인은 “재의 일정을 잡을 때까지 여당과 대화는 없다. 재의 이후에는 그때 가서 다시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황을 반전시킬 마땅한 카드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현실적으로 국회법 개정안의 자동 폐기를 막을 적절한 대응 방안도 없다. 전날 심야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들이 장외투쟁이나 김현웅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거부 등 강경 대응을 주장했지만 공감대는 약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새정치연합 핵심 관계자는 “강경 대응에 나선다면 박 대통령이 쳐놓은 ‘정쟁만 일삼는 국회’라는 프레임에 걸려드는 꼴”이라며 우려했다. 안규백 전략홍보본부장도 “모기를 보고 장칼을 뺄 수는 없지 않느냐”며 “각 지역에 박근혜 정부의 메르스 무능, 경제 무능을 알리는 현수막을 거는 등 대국민 여론전을 적극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 일부에서는 정의화 의장에 대한 압박을 통해 국회법 개정안 재의 일정을 받을 경우 다음주 초라도 의사 일정을 재가동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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