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보다 5년 빨리 졸업
100% '자금 공여국' 으로 거듭나
한국 정부가 1960~70년대 개발경제 시대 당시 국토개발 등을 위해 외국에서 빌려온 빚(공공차관)을 내년까지 완전히 갚기로 했다. 계획보다 5년 빠른 것으로 이제 명실상부한 ‘자금 공여국’으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10일 기획재정부는 공공차관 잔액 2,870만 달러(약 343억원)를 내년까지 전액 상환하겠다고 밝혔다. 공공차관은 정부가 외국 정부나 외국 법인으로부터 빌리는 돈 또는 물품으로 한국은 1959년부터 1999년까지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등을 위해 차관을 도입했다.
아직 남아있는 빚은 1968~1981년 미국 정부로부터 빌린 농업차관의 잔액(2,810만 달러ㆍ흉작에 따른 미국 농산물 조달 목적)과 1959~1975년 미국 국제개발처로부터 들여온 차관 잔액(60만 달러ㆍ화력발전소 건설 목적)이다.
특히 미 농업차관은 만기가 2021년 8월이지만 내년에 앞당겨 갚기로 했다. 기재부는 “조기상환 수수료가 없고, 12억원의 이자절감 효과도 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국정부는 선진국이나 국제금융기구에서 빌렸던 차관을 100% 상환하게 된다. 지금까지 한국 정부는 505차례에 걸쳐 총 399억4,000만 달러(현재 환율 기준 약 41조원)의 차관을 빌렸다. 이렇게 들여온 차관은 주로 동양시멘트 설립(1959년ㆍ미국)이나 경부고속도로(1968년ㆍ일본) 경부고속철도(1994년ㆍ프랑스) 등 SOC 확충에 썼다. 1997년 외환위기 때는 금융 구조조정을 위해 세계은행(IBRD)과 아시아개발은행(ADB)에서 각각 70억3,000만 달러, 37억1,000만 달러를 빌리기도 했다.
현재 한국은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탈바꿈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외국에 빌려준 유상차관 규모는 11조6,000억원(승인액 기준)이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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