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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사회 중심 경영”… 주식 액면분할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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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사회 중심 경영”… 주식 액면분할 통과

입력
2018.03.23 15:3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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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 열고 새 출발

새 사내이사 김기남^김현석^고동진

의장엔 대표이사 아닌 이상훈 선임

“경영 투명성^독립성 강화할 계획”

주주들 불만 없이 일사천리 진행

23일 오전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가 개최된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 5층으로 주주들이 입장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23일 오전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가 개최된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 5층으로 주주들이 입장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삼성전자가 23일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잇따라 열어 새로운 얼굴로 새 출발을 위한 기틀을 완성했다. 1969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해 투명성을 높이는 이사회 중심 경영에도 시동을 걸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주주와 기관 투자자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권오현 이사회 의장(삼성종합기술원 회장)의 사회로 제49기 정기 주총을 개최했다.

주총에서 이사 선임 안건이 승인돼 삼성전자 부품(DS)부문장 김기남 사장, 소비자가전(CE)부문장 김현석 사장, ITㆍ모바일(IM)부문장 고동진 사장은 새로운 사내이사가 됐다. 세 명 모두 대표이사다.

지난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끝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상훈 사장도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사내이사는 기존 4명에서 5명으로 한 명이 늘었고 이재용 부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이 모두 신규 선임이다.

23일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된 김기남 김현석 고동진 사장과 이상훈 이사회 의장(왼쪽부터 순서대로). 삼성전자 제공
23일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된 김기남 김현석 고동진 사장과 이상훈 이사회 의장(왼쪽부터 순서대로). 삼성전자 제공

지난 15일 임기 3년이 만료된 김한중 전 연세대 총장과 이병기 서울대 교수 대신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 김선욱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박병국 서울대 전기ㆍ정보공학부 교수가 사외이사로 합류했다.

신규 사외이사들은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한국계 미국인인 김 회장은 미국 존스홉킨스대 기술경영학 석사, 메릴랜드대 신뢰성공학 박사 출신으로 알카텔 루슨트 벨연구소 최연소 사장 등을 지냈다. 박근혜정부 초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지만 이중국적 논란으로 자진 사퇴했다. 김 명예교수는 2005년 첫 여성 법제처장으로 화제를 뿌렸고 이화여대 총장 등을 역임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전기공학 박사인 박 교수는 국내 최고 반도체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이사회에서는 대표이사가 아닌 이상훈 사장이 새로운 의장에 선임됐다. 이번 주총 사회를 마지막으로 이사회 의장을 넘겨 준 권오현 회장은 “이사회 중심의 책임 경영을 실현하고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주주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영사안은 심의를 거쳐 주주들과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50대 1 비율의 발행주식 액면분할을 위한 정관변경도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삼성전자는 1975년 6월 1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이후 43년 만에 첫 액면분할을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액면분할을 거치면 보통주와 우선주 1주당 액면가액은 5,000원에서 100원으로 변경돼 현재 250만원에 이르는 삼성전자 주가가 50분의 1인 5만원대로 낮아진다. 신주권 상장 예정일은 오는 5월 4일이고, 이후 주식 거래가 가능하다.

이밖에 주총 안건인 재무제표와 이사 보수한도 승인도 이견 없이 일사천리로 통과됐다. 지난해 주총에선 소액 주주는 물론 해외 연기금 대리인들이 국정농단 연루와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사태 등에 대해 항의했지만 올해는 불만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연결 기준 매출 240조원에 영업이익 54조원이란 사상 최대 실적, 1년 전에 비해 41%나 상승한 주가 및 고배당 주주친화정책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22일 자신이 대주주인 삼성물산 주총에 이어 삼성전자 주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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